[로이슈 진가영 기자] 과거의 상속재산분할이 단순히 법정 상속분에 따른 기계적 배분에 그쳤다면, 최근의 가사 소송 트렌드는 피상속인 생전의 자산 이전과 부양의 질을 둘러싼 실질적 공평의 실현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었다. 자산 가치의 가파른 상승과 가족 형태의 다변화는 상속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나타난 가사 소송의 꾸준한 증가세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 이제 상속재산분할은 단순 가사 사건이 아니라, 생전 증여의 증명과 기여분의 정량적 입증이 복합적으로 얽힌 고도의 민사 분쟁으로 다루어진다.
법원의 최근 판례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은 통상적 부양을 넘어선 특별한 기여의 증명 가능성이다. 민법은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재판부가 바라보는 특별함의 문턱은 일반의 인식보다 훨씬 높다. 성인 자녀가 고령의 부모를 간병하거나 주기적으로 용돈을 지급한 행위는 법정 부양의무의 범주에 포함될 뿐 기여분 인정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다. 반면 다른 상속인의 생전 증여나 유증 같은 특별수익을 찾아내 상속재산에 가산하는 작업은 분할 비율을 뒤집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실무상 상속재산분할 소송의 승패는 피상속인의 과거 금융거래 내역을 얼마나 치밀하게 추적해 상대방의 특별수익을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속개시 당시 재산가액에 증명된 특별수익을 더하고 기여분을 공제해 산정되는 수정상속분 구조상, 은닉된 생전 증여를 법적으로 증명해 내는 과정이 소송의 전반전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 기여분 청구는 이에 대응하는 방어적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으며, 재산 형성에 대한 직접적 자금 투입이나 무상 노동 제공처럼 객관적 수치로 환산 가능한 증거가 뒷받침될 때에만 제한적으로 수용된다.
과거 부동산과 예금에 국한되었던 상속재산의 종류가 가상자산, 비상장주식, 경영권, 금융투자 상품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분할 방식 역시 복잡해지고 있다. 가상자산의 경우 상속개시 시점과 실제 재판 분할 시점 사이의 극심한 시세 변동성으로 가액 산정 기준일을 둘러싼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진다. 판례는 분할 대상 자산의 가치 평가 기준 시점이 원칙적으로 최종 법원 심문기일 당시의 시가라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이를 간과하고 상속개시 당시 과거 가액만 고집하다가는 자산가치 변동에 따른 불이익을 방어하기 어렵다. 비상장주식 평가 역시 단순 장부가액이 아닌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평가방법을 준용하는 등 전문적 회계 검증이 필수다.
로엘 법무법인 송개동 대표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상속 전문 변호사로서 많은 분들이 상속재산분할의 본질을 오해한 채 불필요한 손해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상속재산분할은 단순히 남은 자산을 나누는 절차가 아니라 피상속인의 생전 수십 년간의 자산 이동 경로를 역추적해 법적으로 재구성해야 하는 심오한 문제"라며 "승소의 관건은 상대방의 특별수익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본인의 기여를 가치로 환산해 내는 논리적 치밀함에 있다. 감정적 호소는 법정에서 효력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7@lawissue.co.kr
공동상속인 간 '기여분'과 '특별수익'의 법리적 불균형이 초래하는 상속재산분할 분쟁의 임계점
기사입력:2026-05-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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