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압구정5구역 가보니…결국 “압구정=현대” 분위기

기사입력:2026-03-26 12:49:07
압구정5구역 단지내 모습.(사진=최영록 기자)

압구정5구역 단지내 모습.(사진=최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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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최영록 기자] 꽃샘추위마저 물러나고 어느덧 완연한 봄 날씨다. 길가에 봄꽃들은 저마다 꽃망울을 맺고 금방이라도 꽃을 피울 듯했다. 서울 재건축 핵심 사업지 중 하나인 압구정5구역도 사업절차를 차분히 밟아가며, ‘성공 재건축’이란 꽃을 피우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협력업체 선정의 핵심인 ‘시공자’ 선정이다.

단지를 둘러보니 ‘압구정=현대’라는 기대감이 물씬 풍겼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건축 이후 단지의 정체성과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특히나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이 갖는 상징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일대로 구성돼 있다. 압구정 재건축은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5구역은 압구정로데오역과 한강을 끼고 있는 핵심 입지로 꼽힌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한강변을 대표하는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70년대 지어진 한양아파트 1·2차 중층 단지들이 들어서 있는 구역내 곳곳에서는 이미 재건축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상가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재건축 관련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압구정에서는 여전히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의 상징성이 크다”며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압구정 현대’가 함께 언급된다”고 말했다.

단지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 주민은 “압구정 전체를 보면 결국 ‘현대’라는 흐름이 있다”며 “재건축 이후에도 그런 흐름이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압구정2구역이 시공자를 선정한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되면서 압구정 재건축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다른 구역에서도 시공자 선정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압구정 일대 한 중개업자는 “2구역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압도적으로 지지를 얻은 것을 보고, ‘압구정=현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음을 실감했다”며 “누가 압구정을 가장 압구정답게 만들 수 있느냐를 보는 분위기인데, 현대건설은 2구역에서 그 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에서 ‘OWN THE 100’이라는 전략 아래 ‘100년 도시’ 청사진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현대건설의 제안을 두고는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현대건설과 압구정의 오랜 인연이 있다. ‘압구정 현대’는 현대건설이 1975년 첫 삽을 뜬 이후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고층 설계와 대형 평형, 체계적인 단지 계획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들은 이후 국내 아파트 설계의 기준이 됐다. 지금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압구정 현대에 산다”는 말이 일종의 상징으로 통했다.

압구정에서 15년 넘게 중개업을 해온 공인중개사는 “압구정에서 ‘현대’는 역사”라며 “다른 브랜드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이 동네가 쌓아온 이미지를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이름이 현대라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조심스럽지만 방향은 비슷했다. 30년 넘게 이곳에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예전에는 한양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재건축 이후의 압구정을 생각하면, 결국 전체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속내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압구정2·3구역이 ‘현대’라는 공통된 헤리티지를 이어간다면, 5구역만 다른 이름으로 남는 것도 어색하지 않겠느냐”며 “압구정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봤을 때 통일성도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압구정2구역 현대건설 홍보관 모습.(사진=최영록 기자)

압구정2구역 현대건설 홍보관 모습.(사진=최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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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압구정 한양아파트 단지를 직접 둘러보니 이런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준공된 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압구정로데오와 가깝고 한강을 마주한 입지로 생활 편의성이 높다. 그만큼 압구정을 대표하는 중심 단지라는 인식도 여전히 강하다는 방증이다. 다만 한편에서는 ‘압구정 현대’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묘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단지 인근에서 20년 넘게 중개업을 해온 한 공인중개사는 “그동안 5구역은 정체성이 애매한 곳이었다. 입지는 좋은데 ‘현대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재건축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제는 ‘우리도 압구정 현대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단지 안팎에서 ‘압구정 현대’에 대한 기대감이 언급되고 있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50대 조합원은 “재건축에서는 결국 조건과 사업성이 중요하다”며 “브랜드만 보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한 정비업계 관게자는 “압구정에서는 단지의 역사와 지역 정체성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건설사들이 어떤 비전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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