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되었을 때 가장 위험한 생각은 초범이니까 기소유예 정도는 나오겠지라는 안일함이다. 최근 성범죄 사건을 다루는 사법당국의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해졌으며, 단순한 신체 접촉이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주관적 수치심이 입증될 경우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2026년 현재, 성범죄 수사의 핵심은 피해자 중심주의다.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이를 유죄의 강력한 증거로 채택한다. 반면 피의자는 자신의 결백이나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훨씬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경찰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 조사 단계에서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는 사실상 사건의 결론을 짓는 가이드라인이 된다.
경찰 조사에서 많은 피의자가 저지르는 치명적인 실수는 감정적인 대응이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친밀함의 표시였다는 식의 변명은 오히려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쳐 가중 처벌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또한, 첫 조사에서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뒤 나중에 변호인을 선임하여 진술을 번복하는 행위는 수사기관의 신뢰를 완전히 잃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법적 처벌 외에 따르는 부수적인 처분 역시 무겁다. 강제추행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 고지 명령이 내려질 수 있으며, 특정 업종에 대한 취업 제한 조치도 병행된다. 이는 사회적 사형 선고와 다름없는 강력한 제재다. 따라서 기소 단계로 넘어가기 전, 불기소나 무협의 처분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수사 기관이 피의자의 소명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주기도 했으나, 지금은 증거 기반의 수사가 더욱 강화되었다. CCTV 영상이 없더라도 사건 전후의 메시지 기록, 주변인의 진술, 심지어는 피의자의 조사 당시 태도까지 모두 증거가 된다. 이 과정에서 법리적인 검토 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유죄의 결정적 증거가 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와 관련해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온강 배한진 대표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이미 피의자의 혐의점을 상당 부분 포착한 상태에서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략 없는 출석은 스스로 덫에 걸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배 변호사는 검찰에서 직접 수사를 지휘하고 기소 여부를 판단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경찰 단계에서 논리적인 방어막을 구축하지 못하면 검찰 단계에서 이를 뒤집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며 사건 초기부터 CCTV 영상 분석, 목격자 진술 확보, 피해자와의 합의 시도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 법률적인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강제추행 사건 대응의 핵심은 속도와 전문성이다. 안일한 태도로 골든타임을 놓치기보다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평생의 낙인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강제추행변호사 경찰조사 안일하면 초범도 불기소 장담할 수 없어
기사입력:2026-03-17 11: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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