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단순히 피가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물려받던 시대는 지났다. 지난 2월, 부양 의무를 저버리거나 패륜을 저지른 상속인의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이른바 '개정 구하라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속 분쟁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기존 '구하라법'이 양육 의무를 버린 부모의 상속권 제한에 초점을 맞추어 올해(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면, 이번 개정안은 2024년 헌법재판소의 유류분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가 법안에 반영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이번 개정안이 패륜 자식을 포함한 직계비속과 배우자까지 포괄하면서 유류분 반환청구소송 실무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 "괘씸한 자식에겐 한 푼도 못 준다"...상속권 상실 청구 가능해져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2'다. 상속인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범죄 및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피상속인은 생전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거나 유언을 통해 그 의사를 명확히 남길 수 있게 됐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후라도 늦지 않다. 사유가 명백하다면 다른 법정상속인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억울하게 상속권을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법원이 가족 관계와 재산 형성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하는 '사정판결제도'가 함께 도입됐다. 법원은 상속권상실의 사유가 발생한 경위 및 정도, 피상속인과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 및 형성과정 등을 고려하여 판결하므로, 상속분쟁 경험이 풍부한 상속전문변호사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 유류분반환청구, '부동산 지분' 대신 '현금'으로 준다 (민법 제1115조 개정)
유류분 반환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원물(부동산 등)을 지분으로 쪼개어 반환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이로 인해 상속인들끼리 부동산을 공동 소유하게 되며 상속재산 공유물분할소송 등 2차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가액(현금) 지급 원칙'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분쟁을 우려한다. 재산의 대부분이 유가증권이거나 법인회사 비상장 주식, 처분하기 어려운 부동산일 경우, 유류분을 현금으로 마련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세금과 거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치 평가가 까다로운 비상장 주식은 적정 액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 "효도해서 받은 재산은 안 뺏긴다"... '상속 기여분' 입증이 승패 가를 것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방어하는 것은 물론, 일반적인 상속재산분할 준비 전략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개정된 민법 제1008조에 따르면, 피상속인을 장기간 병수발하거나 재산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상속인이 받은 생전 증여는 유류분 반환 대상인 '특별수익'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즉, 과거에는 효도를 다하고 재산을 물려받았어도 다른 형제들이 유류분을 청구하면 꼼짝없이 일부를 돌려줘야 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기여도'를 훌륭하게 입증해내면 유류분을 방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어디까지를 기여로 인정할 것인가'가 향후 기여분 싸움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법적 분쟁 전에 상속전문변호사 등 전문가의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 "초기 분쟁 폭증 예상...체계적인 소송 전략 수립해야"
법무법인 혜안 신동호 상속전문변호사는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의 유류분 제도 위헌 판결 이후 민법 개정 공백으로 수많은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이 지연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민법 개정안은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 법의 답변을 어느 정도 내놓은 역사적인 전환점”이라며 “피상속인의 상속권, 유류분을 기존의 혈연이나 인척관계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부양과 책임’을 중점적으로 살펴 범위를 제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동호 상속전문변호사는 “다만, 상속권 상실의 요건이나 기여분 인정 범위 등 판단 기준이 아직 실무적으로 불명확한 부분이 많아 초기 법적 분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비상장 주식 가치 평가, 기여분 입증 등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 만큼, 반드시 상속 분쟁 경험이 풍부한 전문 변호사와 함께 초고령화 사회에 맞춘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개정 구하라법’에 상속 기여분 제외까지...상속전문변호사가 말하는 “2026년 상속 전략”
기사입력:2026-03-11 1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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