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내부 불만인가, 군 기강을 흔드는 항명인가… 상관모욕의 경계선

기사입력:2026-02-23 14:07:34
권상진 변호사

권상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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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군대 내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허용되면서 군 조직 내 소통 방식은 혁명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방성이 가져온 뜻밖의 부작용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상관모욕’ 범죄의 증가다. 과거 사석에서 가볍게 주고 받았던 이른바 ‘뒷담화’가 디지털 기록으로 남게 되며 단순한 불만 표출이 아니라 상관모욕이라는 군 형법상 중범죄로 인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방부 통계 및 각 군 군사경찰의 수사 현황을 분석해보면, 단체 채팅방이나 익명 게시판 내의 발언이 발단이 된 상관모욕 입건 사례는 휴대전화 도입 이전과 비교해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병영 내 취사장이나 내무반에서 상관에 대한 험담을 하더라도 입증의 어려움으로 인해 훈계나 가벼운 징계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메신저 캡처 화면, 녹음 파일 등이 수사 기관에 직접 제출되면서 빼도 박도 못하는 유죄의 근거가 되고 있다. 특히 단톡방은 법리적으로 '공연성'이 완벽하게 충족되는 장소다. 여러 명의 동료가 보고 있는 공간에서 상관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업무 능력을 조롱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행위는 그 자체로 지휘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해석된다.

몇몇 병사들은 "우리끼리 한 농담인데 설마 처벌받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상관모욕죄는 일반 사회의 모욕죄와는 차원이 다른 범죄다. 일반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종결되지만, 군 형법상 상관모욕죄는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군형법에 따르면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며 상관을 면전에서 모욕한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벌금형이 아예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상관모욕의 죄질이 얼마나 좋지 않은 지 알 수 있다.

상관모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것이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이다. 군 수사기관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삭제된 대화 내역까지 복구하며 해당 발언이 일회성인지 혹은 지속적으로 지휘 계통을 무력화하려 했는지 집요하게 파헤친다. "우리 소대장 또 시작이네", "답답해서 같이 못 해 먹겠다" 같은 비속어 없는 푸념조차, 그것이 하급자들 사이에서 공유되어 상관의 명령 체계를 희화화했다면 유죄 근거로 충분하다. 나아가 수사관의 압박에 못 이겨 병사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쏟아 내기라도 한다면 처벌은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공군 군사법원장과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송무총괄을 역임하고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항고심사위원장으로서 수많은 징계와 형사 사건을 다뤄 온 로엘 법무법인의 권상진 대표변호사는 "휴대전화 사용 허용은 병영 문화의 선진화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법적 리스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라며 "병사들은 메신저 대화를 '사적 영역'이라 착각하지만 군 수사기관 눈에는 공연성이 확보된 범죄 현장으로 보일 뿐이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해당 발언이 군 조직의 단결을 해칠 목적이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소명하지 못한다면 사소한 투정 한 마디가 인생의 거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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