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통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위변제 현황을 분석하면, 보증금 미반환 사고 금액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추세다.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로 인한 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지며, 단순한 민사 분쟁을 넘어 임대인의 기망 행위 여부를 다투는 형사적 쟁점까지 결합하고 있다.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은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국가 권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채권을 회수하는 과정이다. 임차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보증금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승소 판결 자체보다 실제 보증금 회수라는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계약 해지의 명확한 입증, 임차권등기명령을 통한 대항력 유지, 집행 실효성을 위한 사전 가압류 검토가 유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최소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 묵시적 갱신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많은 임차인들이 구두로만 의사를 전달했다가 추후 증거 불충분으로 소송 단계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대전제는 임대차 계약의 적법한 해지이므로 내용증명 발송이나 문자 메시지, 통화 녹취 등을 통해 임대인에게 해지 의사가 명확히 전달하고 자료를 남겨 두어야 한다.
또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한다. 이는 임차인이 이사를 가더라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해 주는 법적 장치다. 임차권등기가 경료되기 전 무단으로 점유를 이탈할 경우, 대항력을 상실하여 경매 절차 등에서 배당 순위가 뒤처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소송에서 이기는 것과 실제 돈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소송을 제기할 때에 임대인의 통장이나 다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병행하여 재산 은닉을 차단해야 한다. 승소 판결 확정 후에는 이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하거나 임대인의 타 재산에 대한 압류 및 추심 명령을 통해 실질적인 변제를 끌어낼 수 있다.
나아가 임대인이 고의로 연락을 피하거나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 송달 문제로 소송이 지연될 수 있다. 이때는 공시송달 제도를 활용하여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나, 소송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상대방의 소재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
최근에는 임대인이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가 파산을 하거나 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이른바 '기업형 전세 사기'도 비일비재하다. 임대인이 도산 절차에 돌입하면 일반적인 민사 소송만으로는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이때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별제권 행사 여부와 배당 순위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임대인의 파산 시 임차보증금 반환 채권이 우선변제권을 갖는지, 혹은 일반 파산채권으로 분류되는지에 따라 회수 가능 금액이 천양지차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로엘법무법인의 정태근 부동산전문변호사는 “많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에 속아 임차권등기나 소송 타이밍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임대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다른 채무가 누적되기 전 가장 먼저 법적 조치를 취하는 임차인이 보증금을 전액 회수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임차인의 통장에 보증금이 실제로 입금되는 순간까지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보증금 회수에 힘써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전세금반환소송 위기 상황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법리적 검토 사항
기사입력:2026-02-0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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