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당했다면? 이사가기 전 '이것' 안 하면 보증금 영영 못 받는다

기사입력:2026-01-23 09:00:00
사진=강형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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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전세사기라는 거대한 사회적 파도가 주거 시장을 덮치면서 수많은 임차인이 삶의 터전을 잃고 재산상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처럼 자산의 대부분이 보증금에 묶여 있는 이들에게 전세사기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비극으로 다가온다. 많은 피해자가 임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지만 형사 절차는 가해자의 죄를 묻는 과정일 뿐, 국가가 임대인의 금고를 열어 임차인에게 돈을 대신 쥐여주는 절차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의 소중한 재산을 되찾기 위해서는 민사 대응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피해 사실을 인지한 임차인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은 바로 이사 여부다. 계약 기간이 끝났거나 혹은 사기 정황이 확실해 져 하루빨리 해당 집을 벗어나고 싶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상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세사기 상황에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상태로 주소지를 옮기면,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돈을 받을 수 있는 순위가 완전히 사라져 보증금을 영영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해 이사 가기 전 반드시 해야 하는 조치가 바로 임차권등기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이 법원의 명령을 받아 등기부등본에 자신의 임차권을 명시하는 절차다. 등기가 완료되면 임차인이 이사를 가거나 전입신고를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기존에 취득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된다. 즉, 나중에 집이 경매에 부쳐지더라도 등기된 날짜가 아닌, 최초 전입일과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배당 순위를 보호받을 수 있다.

물론 임차권등기명령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권리를 보전하는 수단일 뿐, 돈을 강제로 받아내는 수단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해야 한다. 전세사기 사건의 경우 임대인이 의도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연락을 끊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송 과정에서 임대인의 다른 재산을 찾아내 가압류하는 등의 보전처분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의 전세사기 유형을 보면 신탁 부동산을 이용하거나 다수의 공범이 개입된 경우가 많아, 개별 사안에 따라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나 계약 취소 등 고도의 법리적 대응이 필요하다.

만약 전세사기 가해자가 바지 임대인을 내세워 자력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공인중개사의 중개 과실을 묻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 중개업자가 권리 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거나 위험한 계약임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중개업자 및 공인중개사 협회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임차인 본인이 등기부등본 등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일부 산정될 수 있으므로,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법무법인 YK 대전 분사무소 강형윤 변호사는 “민사적 구제의 핵심은 법적 절차를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밟느냐에 달려 있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당혹감에 빠져 아무런 조치 없이 집을 비워주거나 형사 처벌 결과만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임차권등기명령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고 민사 소송을 통해 강제집행의 기회를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자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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