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연임’으로 20년 집권 길 터주나…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 위한 맞춤 입법 논란

연임 제한 삭제 법안, 특정인 위한 ‘위인설관’ 비판

선거법·기업비리 전력 회장에 ‘권력 사유화’ 경고음
기사입력:2026-01-12 13:15:00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사진=연합뉴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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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728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연임 제한을 아예 없애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입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 김기문 회장이 사실상 종신 집권에 가까운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 ‘1회에 한해 연임 가능’이라는 회장 연임 제한 규정을 전면 삭제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중기중앙회 측은 “다른 경제단체와의 형평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내년 2월 임기 종료를 앞둔 김기문 회장의 3선 도전 시점과 정확히 맞물려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자리를 먼저 정해놓고 법을 고치는, 전형적인 ‘위인설관(爲人設官)’ 입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 회장은 이미 과거 8년의 임기를 마친 뒤 다시 복귀해 현재까지 총 16년을 재임 중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 다시 당선될 경우, 재임 기간은 무려 20년에 달한다. 국내 주요 경제단체를 통틀어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장기 집권이다.

문제는 권력의 무게다. 중기중앙회는 20조 원 규모의 노란우산공제를 운용하고, 홈앤쇼핑의 대주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준공공 성격의 조직이다. 한 개인의 장기 집권 체제가 고착될 경우, 내부 견제와 균형 장치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조직이 특정인의 권력 기반으로 사유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기중앙회 노동조합은 이번 개정안이 “조직의 미래가 아니라 회장 개인의 권력 연장에 초점이 맞춰진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연임 제한이 사라지면 회장은 정책과 개혁이 아니라 다음 선거와 자기 세력 구축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중기중앙회의 중립성과 공공성은 치명적으로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김 회장을 둘러싼 도덕성 리스크까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김 회장은 과거 선거 과정과 개인 기업 경영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법적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중기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시계 등 금품을 제공한 혐의(사전 선거운동)로 기소돼, 2025년 6월 항소심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당선 무효 기준(100만 원 이상)에는 미치지 않아 직은 유지했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정치적·도덕적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자신이 창업한 제이에스티나(舊 로만손) 관련 논란도 이어졌다. 중국산 시계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원산지 허위 표시 혐의로 2025년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2019년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일가가 주식을 거래했다는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조사까지 받았다.

이처럼 각종 법적·윤리적 논란을 안고 있는 인물에게 사실상 ‘임기 제한 없는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주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중기중앙회 안팎에서는 “권력의 집중과 도덕성 문제를 동시에 외면한 위험한 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이미 김 회장은 ‘중통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며 “여기에 임기 제한마저 사라지면, 중기중앙회는 공적 대표기구가 아니라 특정인의 권력 플랫폼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국회 다수당이 발의한 만큼 통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기중앙회의 공공성과 대표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국회가 스스로 허무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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