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피해자에게 ‘합의’는 어떤 의미인가… 회복을 위한 하나의 종결 방식으로서의 선택

기사입력:2025-12-29 10:02:05
차재승 변호사

차재승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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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성범죄 피해 사건에서 합의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합의가 곧 가해자에 대한 용서이거나 처벌을 포기하는 선택으로 오해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법률 실무 현장에서는 합의를 감정의 문제가 아닌, 피해자가 자신의 삶과 회복을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종결 방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엘 성범죄 피해자 케어센터의 차재승 대표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에서 형사 절차가 길어질수록 피해자가 겪는 부담이 단순한 법적 문제를 넘어 일상 전반으로 확산된다고 설명한다. 반복되는 조사와 진술, 수사 일정에 맞춰 생활을 조정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범죄 사건은 수사와 재판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사건 당시의 기억을 여러 차례 되짚어야 하고, 조사실과 법정 출석이 일상에 지속적인 긴장과 불안을 남긴다. 이로 인해 사건의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 자체에 심각한 소모를 겪는 피해자들도 많다. 이런 점에서 형사 단계에서 사건을 정리하는 선택은 처벌 수위와 별개로, 피해자의 일상 회복 시점을 앞당기는 의미를 갖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차재승 대표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합의는 가해자를 이해하거나 용서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언제까지 이 사건을 끌고 갈 것인지, 어디서 멈출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형사 절차가 길어질수록 피해자는 계속해서 사건 속에 머물 수밖에 없고, 그 시간은 회복과는 점점 멀어집니다. 그래서 어떤 사건에서는 형사 단계에서의 종결이 피해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형사 절차 이후 민사상 손해배상을 고민하는 피해자들도 많지만, 민사 소송은 기간이 길고 실제 인정되는 배상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송이 이어지는 동안 지속되는 불확실성과 심리적 부담 역시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짐이 된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책임 인정과 보상이 가능한 경우라면, 형사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하는 선택이 오히려 피해자의 회복에 더 도움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엘 성범죄 피해자 케어센터는 이러한 판단을 피해자가 혼자 떠안지 않도록, 여성전담 변호사가 초기 상담과 진술 구조화를 담당하고, 검사출신 가해자대응변호사가 수사·재판 단계에서 가해자 측 주장에 대한 법리적 대응을 설계하며, 임상심리사가 심리 안정과 회복을 병행 지원하는 3단계 통합지원구조로 사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법률적 결과뿐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적 회복과 일상 복귀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재승 대표변호사는 합의 여부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피해자의 현재와 이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판단이라고 강조한다. 충분한 정보와 설명, 그리고 전문적인 조력이 전제될 때 합의는 포기가 아니라 스스로의 회복과 일상을 지키기 위한 능동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차재승 대표변호사는 성범죄 피해자 전문 변호사의 역할이 단순한 법률 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가장 덜 상처받는 방식으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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