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문성 변호사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공연음란죄는 단순히 몸을 많이 드러내는 옷차림을 했다고 해서 성립하는 문제가 아니다. 형법에 따르면 공연음란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 및 ‘음란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반드시 많은 사람들이 음란한 행위를 목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소나 상황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불특정 다수인이 그 행위를 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 예컨대 쇼핑몰이나 해변가, 길거리 등은 공연성이 인정되는 장소다.
집안이나 차량 내부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창문과 문이 제대로 잘 닫혀 있는 상태라면 집안이나 차량 내부에서 다소 음란한 행위를 한다 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혹은 불특정 다수가 지각할 수 있는 상태를 일부러 조성하여 음란한 행위를 한다면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 예컨대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발코니, 베란다 등의 장소에서 행위를 하거나 차량 문을 활짝 열어둔 상태에서 행위를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음란성은 성욕을 흥분 또는 만족하게 하는 행위로 사람에게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주는 것을 말한다. 판례에 따르면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 음란성이 인정되는데 시대의 변천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진다. 신체 노출의 경우, 그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와 노출 방법, 정도, 노출하게 된 동기와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음란성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다.
법무법인YK 정문성 변호사는 “공연음란죄에 대한 판결을 두루 살펴보면 성기나 가슴 등 성적으로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위를 공공장소에서 노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신체 노출이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공연음란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 다만 공연음란죄에 대한 판단은 개별 사건에 따라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다른 사건의 판결 결과만 가지고 성립 여부나 처벌 수위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 개별 사건의 면면을 꼼꼼하게 파악하여 사태의 경중을 파악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