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사진=대법원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피해자의 저작물에 대한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 등 저작인격권 침해행위에 해당되고 이러한 피고인의 저작인격권 침해행위로 인해 저작자인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이는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하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위반죄는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피해자는 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이나 기업의 연구원 등을 지낸 후 회사의 기술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공학 박사로서의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주제에 관한 다수의 게시물 및 연재물을 창작하여 자신의 SNS 또는 J학회 발행 저널의 전문가 연재란에 게시하거나 연재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와 SNS친구를 맺고 피해자가 게시하거나 연재한 글을 SNS에서 복사하여 개인적으로 소장하거나 피해자에게 부탁하여 건네받고는, 피해자가 SNS 계정을 닫은 2014년 이후인 2015년 3월 무렵부터 2018년 8월 무렵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무단으로 피고인의 SNS 게시판에 피해자의 게시글 42개 및 저널 연재글 3개(이하 ‘피해자 글’)를 저작자인 피해자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은 채 마치 자신의 글인 것처럼 게시하거나 임의로 내용을 더하거나 구성을 변경하여 게시했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글을 게시한 이후 피고인의 SNS 친구들이 '대단하신 필력과 입체적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등 칭찬 댓글을 달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과분한 칭찬입니다', '쑥쓰럽습니다' 등 마치 피해자 글이 자신의 글인 것처럼 답글을 달기도 했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의 저작인격권인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여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는 상태를 야기함으로써 저작자인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 원심은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버빅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가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궝법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피고인은 약 3년 6개월 동안 총 45개에 이르는 피해자 글을 피해자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은 채 마치 피고인의 글인 것처럼 피고인의 SNS 게시판에 게시하여 피해자의 성명표시권을 침해하는 한편, 임의로 피해자 글의 내용을 더하거나 변경함으로써 동일성을 손상시켜 피해자의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
피해자는 전문지식 등을 바탕으로 SNS나 저널의 전문가 연재란에 피해자 글을 비롯한 다수의 글을 게재하면서 자신의 학식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누리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계정을 닫는 등 피해자 글의 게시를 중단하자 피고인은 이러한 기회에 피해자 글을 이용하여 자신도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상당한 식견이 있는 사람처럼 행세하고자 위와 같은 저작인격권 침해행위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