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록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현대건설은 입찰포기를 공식화하면서 이같은 결정이 “공정성 잃은 조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정건설사(포스코건설)가 사업지 인근에서 운영 중인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전시관을 사실상 방배신동아의 홍보관으로 활용하고 있는데도 조합이 이를 묵인하고 있어 이번 입찰에서는 불참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억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히 전시관을 사업지 인근에 뒀을 뿐이고, 방배신동아 조합원을 대상으로만 운영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이를 불법행위로 간주할 수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이에 반해 후발주자로 평가되는 현대건설은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지방으로까지 확대·적용하고 있어 과거보다 희소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또 이를 만회하려면 파격적인 조건을 써내야 하는데, 앞서 강남권에서 수주한 사업장들과의 형평성을 의식해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인 도시정비 수주액 7조원을 넘긴 상태라 굳이 방배신동아 수주에 실패하더라도 체면만 구길 뿐, 실적에는 큰 타격이 없다.
이처럼 칼을 갈고 덤벼드는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현대건설은 뭐라도 트집을 잡아야했던 것 아니냐는 업계의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그 핑계거리로 조합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조합은 현대건설의 뜬금없는 유착관계 공격에 처지가 난처해졌고, 나아가 시공사 선정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걱정까지 떠안게 됐다.
앞으로 현대건설은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리자’라는 심보로 수주전을 치르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맞붙어 시공권을 따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