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시을)은 고문 및 가혹행위 등 국가 폭력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특례를 규정하는 내용의 ‘국가배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2일 밝혔다.
현행법은 민법 등을 준용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정하고 있다.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는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는 5년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소속 공무원을 동원하여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조작‧은폐함으로써 오랜 기간 진상규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故 정원섭 목사의 경우 1972년 경찰에 의해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어 물고문 등 끝에 허위자백을 한 후 15년간 복역한 바 있다. 고인은 2011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013년 재심무죄판결 확정 후 6개월 이내 배상소송 개시만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2013다201844판결)가 나옴에 따라 기한을 넘긴 정 씨는 국가 폭력에 대한 배상을 받지 못한 채 올해 초 세상을 떠났다.
이같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행한 고문 및 가혹행위 등이 발생한 당시에는 즉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곤란하고, 또 피해에 대한 배상 요구 등 권리행사를 하지 못한 채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되어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개정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중 조직적인 은폐 사건을 비롯해 가혹행위,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해서는 소멸시효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여 국가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 대해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손해배상은 지난 세기 국가가 자행한 폭력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이번 개정안이 사법부 등 국가로 하여금 새로운 반성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재민 로이슈 기자 newsah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