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최근 분양시장 내 신규 단지들이 한 단계 진화한 조경 설계를 선보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미관을 목적으로 했던 수동적인 조경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입주민들이 직접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체험 공간을 마련한 조경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에 선보인 ‘더샵 탕정역 센트로’는 1만2,000여㎡ 규모의 조경시설 내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가든, 텃밭으로 활용 가능한 팜가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펫가든 등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마련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 단지는 평균 52.8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같은 달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에 분양한 ‘양평역 한라비발디’에는 취미 원예와 작물 재배를 할 수 있는 농장이나 미로찾기, 숲속도서관과 같이 자연과 놀이를 접목시킨 공간 등 다양한 조경시설이 들어선다. 이 단지는 1순위 청약에서 무려 1만4,040명이 접수하며 지역 내 역대 최다 청약자수를 경신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선보인 ‘힐스테이트 고덕 센트럴’의 경우 에버랜드 조경을 맡았던 삼성물산 조경사업팀이 조경 설계에 참여했다. 특히 파도와 해적선을 도입한 소규모 워터파크인 캐리비안베이 물놀이터가 도입돼 화제를 모았다. 이 단지 역시 1순위 청약 결과 86.67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조경 특화 아파트가 우수한 청약 성적을 거두는 이유로 건설사들이 수요자 니즈를 정확히 꿰뚫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주거 공간에 대한 인식이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힐링, 웰빙 등 건강한 삶을 중시하는 주거 트렌드를 접목시킨 결과인 셈이다.

이러한 조경 특화 아파트는 프리미엄도 높게 붙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의 ‘포레나 천안 두정’(2022년 3월 입주 예정) 전용 84㎡는 이 달(4월) 4억9,600만원(12층)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분양가(3억1,000만원) 대비 1억8,600만원 뛴 셈이다. 이 단지에는 야외 물놀이장, 공용 텃밭, 티하우스, 반려동물 놀이터 등 다양한 조경시설이 들어선다.
울산시 동구의 ‘울산 지웰시티 자이’(2023년 5월 입주 예정)는 1단지와 2단지 내 중앙부에 풋살장과 함께 물길을 따라 미니카약을 즐길 수 있는 물놀이터가 조성된다. 4월 기준 2단지의 전용 84㎡ 분양권은 5억5,655만원(6층)에 거래되면서 분양가(4억4,540만~4억4,990만원)보다 최소 1억665만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해도 아파트 가치 평가 시 부수적인 요소로 여겨졌던 단지 내 조경이 최근 들어 아파트 전체의 가치를 좌우할 만한 핵심적인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조경수준이 분양성뿐 아니라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건설사들간 조경특화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가운데 다양한 조경 특화 설계를 적용한 새 아파트가 공급돼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이인지구 도시개발지구에 들어서는 ‘한화 포레나 포항’이 지난 16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본격 분양에 돌입했다. 오는 2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7일 1순위, 28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한화건설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0층, 16개동, 전용면적 59~109㎡ 총 2,192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주거쾌적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짚라인이 적용된 특화형 놀이터를 비롯해 가족캠핑장, 펫가든 등 입주민의 여가와 휴식을 책임질 다채로운 조경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망권을 확보한 최상층(29층)에는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룸, 옥상정원 등 스카이 커뮤니티가 조성된다. 입주자들의 건강한 취미생활을 위해 지하층 공간에는 다목적 파티룸과 쿠킹랩, 세미나실, 스터디룸, 독서실, 키즈카페, 맘스카페 등이 마련된다.

포스코건설은 4월 경상남도 거제시 상도동 일원에 ‘더샵 거제디클리브’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5층, 13개동, 전용면적 74~98㎡ 총 1,288세대 규모로 이뤄진다. 이 단지에는 입주민 자녀들을 위한 야외 물놀이장이 들어서며 단지 중앙부에 잔디로 이뤄진 더샵필드를 비롯해 산수정원, 미러가든 등 테마가 있는 다양한 조경으로 꾸며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충남 아산시 아산모종1지구에서 ‘힐스테이트 모종 네오루체’를 분양 중이다. 오는 2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7일 1순위, 28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지하 1층~지상 최고 27층, 9개동, 전용면적 74~99㎡, 총 927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는 수경관과 너른마당이 있는 대규모의 어울림광장(중앙광장)이 조성된다. 입주민들의 건강한 취미생활을 위해 약 800m 길이의 단지순환 건강산책로와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어린이놀이터 2개소, 유아놀이터 1개소가 마련된다.

서희건설은 4월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일원에 ‘직산역 서희스타힐스 뉴플래닝시티’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면적 59~84㎡ 총 653세대 규모다. 이 단지는 대지 면적의 약 35%가 조경 면적으로 조성된다. 단지 중앙부는 다목적 광장으로 쉼터 및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약 470m의 단지 순환 보행네트워크를 따라 연결된 산책로도 마련된다.

두산건설은 오는 5월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일원에 ‘두산위브더제니스 양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30층, 10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368세대로 이뤄지며, 야외 골프퍼팅장, 물놀이장, 야외 캠핑장 등 입주민의 여가 및 취미를 위한 다양한 조경 공간을 갖출 예정이다. 이밖에 고향의 봄 테마공원과 중앙광장, 단풍정원, 참나무숲 쉼터, 가든 쉼터 등도 조성된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