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 우먼 킬’은 결혼 생활을 겪어본 여성이라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감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명대사로 팬들의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다. 이웃집에서 벌어진 부부 간의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의아해하는 남편에게 젊은 부인이 무표정하게 내뱉는 “죽음이 이혼보다 싸게 먹히지”라는 대사는 이 드라마의 키카피가 되기도 했다.
불륜남편의 부인과 폭력남편의 부인이 살인 모의를 하는 장면에서 “(살인은) 하느님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한 여성의 말에 주인공이 “근데 하느님 부인은 분명 이해할 거예요"라고 맞받아치는 장면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화제의 명대사에 올랐다. ‘와이 우먼 킬’은 매 에피소드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명대사의 향연만으로도 시청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와이 우먼 킬’은 미국 패서디나의 한 저택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간 세 여성의 이야기를 나란히 겹쳐서 보여준다.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돼 이야기가 분산될 수도 있지만, 제작진은 짜임새 있는 연출과 세 주인공의 완벽한 밸런스로 훨씬 풍성한 서사 구조를 만들었다. 1963년의 베스 앤, 1984년 시몬, 2019년 테일러는 각자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고, 제작진은 세 이야기를 묶어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특히, 마지막 10화에서는 세 여성의 이야기가 개별적으로 흘러가며 던져졌던 떡밥들이 한번에 회수되며, 탄탄한 내러티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한 반전과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시대를 넘나들며 바뀌는 저택의 인테리어와 주인공들의 패션과 말투, 거리의 풍경 등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해 풍성한 볼거리도 제공했다. 제작진은 시대별로 서로 다른 색감을 사용하고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팬들에게 ‘서양 이태오’라는 별명을 얻게 된 불륜 남편 롭과 섬뜩한 본성을 아름다운 미소 속에 감추고 있는 제이드 등 매력 넘치는 악역들 역시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요소다. 잔혹한 결말에 이를 수밖에 없는 가혹한 상황 속에서도 드라마가 발랄한 어투와 유쾌한 농담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존재 덕분이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