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신종철 기자] 대한변호사협회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에게 진술거부권을 조언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법무부에 징계 절차를 요청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행정소송을 통해 이겼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징계개시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불복은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해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서 인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그치고, 더 나아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불복할 수는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통해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은 2014년 11월 3일 대한변호사협회 변협회장에게 김인숙 변호사와 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을 했다. 이에 민변은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은 장경욱 변호사가 북한 보위부 여공작원 이OO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던 중 2012년 7월 서울구치소에서 이씨를 접견하면서 “위조화폐 문제가 세계통화법에 걸려 5년형 정도를 검사가 내릴 수 있으니, 보위부 문제는 모두가 거짓이라고 해야 한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협에 징계개시신청을 했다.
하지만 대한변협은 2015년 1월 17일 “장경욱 변호사는 피고인 이OO씨와의 신뢰관계를 전제로 형사사건의 보호자로서 이씨의 의사를 대변한 것으로 보일 뿐, 진실을 은폐했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징계개시신청에 대해 기각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은 김인숙 변호사가 2013년 5월 31일 하이힐로 경찰관을 때려 요치 3주의 두피열상 등을 가한 진OO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하면서 2013년 6월 13일 진씨를 종로경찰서 앞 커피숍에서 만나 진씨로부터 “신발로 경찰관을 때린 사실이 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술거부를 권유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인숙 변호사가 이날 종로경찰서에서의 피의자신문에 참여하다가 진씨가 사실대로 자백하려고 하자 조사를 중단시키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 “왜 대답을 하느냐?”, “진술거부하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적극적으로 진술거부를 종용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협에 징계개시신청을 했다.
검찰은 변호사는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직무를 수행할 때에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되는데, 변호사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변협은 장경욱 변호사와 같이 검찰의 징계개시신청을 기각했다.
변협은 “변호인이 피의자 등에 대해 소송법상의 권리를 행사할 것을 권유하는 것은 당연히 허용되고, 진술거부권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의해 피의자 등에게 부여된 소송법상의 권리이므로 변호인이 피의자 등에게 진술거부권 행사를 권유하는 것을 두고 진실의무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대한변협의 기각결정에 검찰이 불복해 2015년 2월 13일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는 2015년 3월 30일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검사장은 2015년 5월 11일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2015년 7월 2일 김인숙ㆍ장경욱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는 결정을 했다.
이에 장경욱 변호사(사법연수원 29기)ㆍ김인숙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가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5월 27일 장경욱 변호사와 김인숙 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 이의신청 기각결정 취소결정 등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변협회장이 징계개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거나 3개월 내에 징계개시 청구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은면, 검사장 등 징계개시신청인은 변협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며 “이는 변협회장의 징계개시청구권의 행사 또는 불행사에 대한 불복수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협징계위원회는 이의신청이 이유 있으면 징계절차를 개시하지만, 이유 없으면 기각결정을 하는데, 이때의 심사대상은 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가 될 것이고 그 기각결정 역시 징계개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 기각결정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명시적인 문언의 절차규정은 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변협징계위원회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피고(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취소하고 징계절차를 개시해 징계결정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징계혐의자로서는 변협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진술하는 등의 절차참여권과 변협징계위원회의 징계사유에 대한 판단이 포함된 징계결정을 받을 수 지위 등이 보장되지 않아 변협회장의 징계개시청구나 변협징계위원회의 징계개시신청의 인용에 따라 징계절차가 개시된 경우에 비해 오히려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우선적으로 변협징계위원회가 가지는 징계혐의자에 대한 징계사유에 대한 심의의결권도 보장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는 이의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불복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징계개시가 이루어지지 않는데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변협징계위원회가 판사 2명, 검사 2명, 변호사 3명, 변호사 아닌 법학 교수 및 경험과 덕망이 있는 자 각 1명으로 구성된다는 점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재판부는 “이 사건 결정은, 피고의 심의의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 내려진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서울행정법원, 장경욱ㆍ김인숙 변호사에 법무부 징계개시 무효
기사입력:2016-06-01 15: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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