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현대중공업 재정 부담”…근로자들 상여금 통상임금 패소

근로자손 들어준 1심과 달리 항소심 회사손 들어줘 기사입력:2016-01-14 15:34:55
[로이슈=전용모 기자]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원고)이 기간상여금, 연간상여금(명절상여금포함)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항소심은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기간상여금, 연간상여금에 대해 통상임금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회사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면 회사에 그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준 1심과는 달리 항소심은 명절상여금을 제외한 700%만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회사의 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추가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현대중공업 회사가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해양플랜트 시장 침체 등 어려운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무리한 법정수당 등 추가지급 요구는 종국적으로 근로자 측에까지 그 피해가 미치게 돼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와 이는 신뢰를 깨는 행위라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현대중공업근로자 10명(원고)은 “상여금(기간상여금, 연간상여금, 명절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함에도 현대중공업이 각종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계산할 때 이를 제외했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 원고들에게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봐 계산되는 각종 법정수당과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고, 격려금, 성과금, 하기휴가비는 모두 통상임금의 일정 비율로 계산되는 금액이므로 원고들에게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추가함으로써 증가되는 금액에 해당하는 부분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등을 통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임금을 지급했는데, 원고들은 위 합의가 근로기준법에 위배돼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회사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미지급 법정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며 “원고들의 청구는 노사합의에 반할 뿐 아니라, 회사에게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안겨줘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게 해 신의칙상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부산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손지호 부장판사)는 13일 현대중공업 근로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항소심(2015나1888) 에서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급여세칙상 기간상여는 매 2월마다, 연간상여는 매년 12월말에 각 지급하기로 정해진 것으로서 상여금 중 기간상여와 연간상여는 정기적ㆍ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고정적인임금’인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서도 “명절상여금(100%)은 지급일 이전 퇴사자에게 한 번도 지급된 적 없고 이의를 제기한 사람도 없었던 점 등 제반정황을 고려할 때,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격려금, 상여금, 하기휴가비가 근로기준법에서 최저기준을 정하고 있는 수당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미지급 법정수당 등의 추가 지급을 구하는 것은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 외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로 말미암아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피고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서,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며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돼 허용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피고)이 회계법인에 의뢰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 계산에 포함시키는 경우 피고가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금액에 관해 조사한 결과, 2009년 12월 29일부터 2014년 5월 31일까지 4년 6개월간 피고 소속 근로자 3만8302명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상여금(명절상여 100% 제외) 700%를 통상임금에 산입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수당액에서 기 지급 금액을 제하는 방법으로 계산하며, 휴일주간근로의 중복할증을 적용했을 경우, 피고의 추가부담액이 약 6295억 718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추가부담액 약 6300억원은 실적이 가장 양호한 2010년도 당기순이익의 약 20% 정도이고, 2011년도 당기순이익의 약 30%, 2012년도 당기순이익의 약 60% 정도이며, 2013년도의 당기순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금액인데, 피고가 2014년도 이후 거액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피고는 위 추가부담액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안게 돼 적자의 지속적 누적으로 재무적인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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