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3개 정유사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공동행위를 했다”며 정유3사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정유사들은 “‘공익모임’은 가격담합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유사석유제품 대책 TFT이므로 가격담합을 논의했던 모임이 아니고, 서로 담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가격을 결정해 경유를 판매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김정훈 판사는 2013년 8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유죄를 인정해 SK(주)에 벌금 1억 5000만원, GS칼텍스(주)에 벌금 1억원, 현대오일뱅크(주)에 벌금 7000만원을 각 선고했다.
이에 정유사들이 항소했으나,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이종언 부장판사)는 2013년 12월 정유 3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벌금형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석유시장과 같은 과점시장에서는 가격담합에 참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격담합이 유지되고 있음을 기화로 이윤이나 시장점유율 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담합행위에서 이탈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점, 일시적인 합의 이탈현상 이후 며칠 이내에 다시 합의 내용대로 가격할인폭을 동일 또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행위가 이어진 점, 피고인들이 합의내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불이행시 항의하는 등으로 합의이행을 유지하고자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일시적인 합의 이탈현상만으로 (담합) 합의가 파기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공동행위에 대한 합의 및 실행행위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벌금형 양형에 대해 재판부는 “이 범행은 2004년경 국내 경유시장에서 약 79%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경쟁사업자들인 피고인들 3사의 가격담합으로서, 그로 인한 경쟁질서의 저해 정도가 크고 파급효과가 전국에 미치며, 주로 자동차 연료용으로 사용돼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품목을 대상으로 한 점, 이 사건으로 얻은 부당이득도 적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부당할 정도로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정유사들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경유가격 담합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위반)로 기소된 SK에 벌금 1억 5000만원, 지에스칼텍스(GS칼텍스)에 벌금 1억원, 현대오일뱅크에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나아가 2004년 국내 경유시장에서 약 7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던 경쟁사업자들인 피고인들이 일정한 시기에 경유의 가격을 일정 범위 내에서 유지하거나 변경함으로써 가격경쟁이 감소했을 것임은 명백하므로 이 사건 공동행위에 경쟁 제한성이 있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공동행위에 대한 합의, 실행행위, 경쟁 제한성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