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사법연수생이 혼인한 사실을 숨긴 채 사법연수원 같은 반 연수생과 불륜을 저질러 결국 아내가 목숨을 끊은 사건에서 사법연수원이 남자 연수생에 대한 파면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사법연수생 A씨는 2011년 4월 B씨와 혼인신고를 하고 그 무렵부터 동거를 했다. 두 사람은 대학 법대 동문이었다. 그런데 A씨는 2012년 3월 사법연수원에 복학한 후 동료 연수생들에게 혼인사실을 숨긴 채 2012년 8월부터 사법연수원 같은 반 연수생(C)과 연인관계로 발전해 성관계를 하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또한 A씨는 2013년 2월 C씨에게 혼인사실을 고백한 후에도 B씨에게 이혼하겠다며 2013년 4월까지 C씨와 부적절한 연인관계를 유지했다. 남편의 불륜을 견디다 못한 B씨가 결국 2013년 7월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은 B씨의 어머니가 2013년 9월 C씨가 실무수습 중인 법무법인 앞에서 “C의 불륜으로 딸이 사망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고, 이런 사실이 인터넷카페 등을 통해 퍼져나가며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이후 여론이 들끓자, 사법연수원 징계위원회는 2013년 10월 A씨에 대해 “사법연수생은 법령을 위반하거나 수습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사법연수원 운영규칙 위반을 이유로 파면을 의결했다. 사법연수원장도 이날 파면처분을 했다.
파면처분에 A씨는 법원소청심사위원회에 감경을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사법연수생은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국가별정직 5급 공무원 신분으로 대우해 국가에서 월급을 준다.
의정부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정효채 부장판사)는 20일 파면으로 사법연수원생 신분을 박탈당한 A씨가 사법연수원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법연수생 수습의 목적은 연수생이 법률전문가로서의 이론과 실무를 습득하고 높은 윤리의식과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함양함으로써 법치주의의 확립과 민주주의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법조인을 양성함에 있고, 이런 법조인 양성이라는 공익 달성을 위해 국가는 사법연수생에 대해 예산으로 수습비용을 지원해 사법연수생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의 신분까지 부여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이러한 예비 법조인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법연수원도 단순히 사법연수생에 대해 훌륭한 법조인으로서의 능력뿐만 아니라 인격을 기르는데 교육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법원조직법과 사법연수원 운영규칙에도 나와 있다.
재판부는 “따라서 사법연수생은 장차 법관, 검사, 변호사 등 직역에서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할 훌륭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단순히 법률전문가로서의 이론과 실무를 습득하는 것에 나아가 훌륭한 법조인으로서의 인격을 기르고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한 자세로 수습에 힘쓰며, 연수생으로부터의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할 책무가 있다”며 “이러한 사법연수생의 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교육생으로서의 책무 등에 비추어 보면 고도의 윤리적 책임과 품위유지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고는 망인과 혼인신고를 마치고 동거하고 있었음에도 C와 불륜행위를 함으로써 부부간의 의무를 위배한 점, 원고는 동료 사법연수생들에게 자신의 혼인사실을 숨겼고, C에게도 교제하기 위해 여자친구와 곧 헤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등 C를 기망해 이를 믿은 C가 원고와 불륜관계를 맺게 되는 주요한 원인을 제공한 점, 원고는 망인에게 자신의 불륜사실이 발각된 이후에도 모든 책임을 C에게 전가함으로써 C가 망인에게 원고의 불륜행위를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원인을 제공해 이후 망인이 자살하기에 이른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불륜행위가 인터넷 카페 등에 전파되고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사법연수원의 위신이 크게 훼손됐고, 나아가 법조인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는 결과를 초래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정황 등을 참작하더라도 피고가 사법연수생에 대한 징계인 파면, 정직, 감봉, 견책 중 파면을 선택한 것이 원고의 비위정도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했거나 남용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의정부지법, 결혼 숨기고 동료와 불륜 사법연수원생 파면 정당
“사법연수생은 공무원으로서의 고도의 윤리적 책임과 품위유지 의무가 있다” 기사입력:2015-01-21 19: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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