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화 “양식 있는 검사들이 검찰개혁운동 펼쳐야”

“양식 있는 검사들이 침묵해서는 안 된다”…“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사퇴해야” 기사입력:2012-11-25 19:26:3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초대형 비리와 초임검사가 피의자와의 성관계 파문으로 검찰이 패닉상태에 빠졌음에도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과 관련, 이재화 변호사는 “양식 있는 검사들이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양식 있는 검사들이 뭉쳐서 검찰개혁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사건부터 들여다본다. 김광준 부장검사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재직 시절 유진그룹에 대한 검찰 내사 무마 대가 등으로 유진그룹에서 5억9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와 중국으로 도피한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 강OO씨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ㆍ알선수재) 등으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김 부장판사는 돈을 받는 과정에서 후배 검사의 계좌를 이용했고, 또 이 계좌를 이용해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직 검사의 구속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때문에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한상대 검찰총장은 ‘사죄의 말씀’을 통해 “저는 오늘 부장검사가 거액 금품수수 비리로 구속된 데 대해 검찰총장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들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의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에 한상대 검찰총장은 지난 22일 대검찰청에서 전국 고검장 회의를 열어 김광준 부장검사 등의 비리 사건과 관련해 감찰강화 방안과 검찰개혁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서울동부지검에서 실무교육을 받고 있는 초임 A(30)검사가 검사실 등에서 절도 혐의 피의자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성추문 사건까지 발생해 엄청난 충격을 던져줬고, 검찰은 그야말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에 석동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 23일 “불미한 사태에 대해 소속 검찰청의 관리자로 책임을 통감해 사직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의 위신이 바닥에 추락한 상태에서 또다시 조직의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사태를 접하는 순간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으로 ‘국민판사’라는 별칭을 가진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현직검사와 여성 피의자의 부적절한 성관계 파문에 대해 석동현 서울동부지검장이 감독소홀 책임지고 사의 표명”이라며 “또 꼬리자르기인가요? 원래 최고책임자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퇴해야 하는데 MB가 막아주고 있어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전날 절도 혐의 피의자 여성과 검사실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A검사를 긴급체포한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5일에는 A검사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성관계를 검사의 직무와 관련한 대가성을 띠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쉽게 말해 성관계를 뇌물로 본 것.

한편, 검찰의 ‘오명과 악몽’의 시련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검찰 안팎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스폰서’ 논란을 빚어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 사태를 빚어 충격을 받았었다.

또한 이듬해에는 부산지역 건설업자가 전ㆍ현직 검사 100여명에게 수년 동안 접대와 상납을 했다고 폭로하는 이른바 ‘검사 스폰서 의혹’이 방송을 타면서 특검 수사까지 불러오는 오명을 안았다. 당시 검찰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은 따갑다 못해 냉소적이었다.

그럼에도 2010년에는 ‘그랜저 검사’ 사건이 터졌고, 2011년에는 ‘벤츠 여검사’ 사건까지 드러나면서 검찰의 충격파는 컸고, 급기야 검찰은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결국 이번 대선 정국에서 검찰개혁은 최대 화두 중 하나가 됐다. ‘검찰개혁은 더 이상 미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고, 국민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차라리 검찰청을 없애라’라는 격한 반응까지 나올 정도다. 검찰로서는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때문에 검찰 수뇌부들은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나름대로 고심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평검사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검찰 내부통신망에는 익명으로 검찰개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데, 특히 윤대해 검사(사법연수원 29기)는 24일 실명으로 검찰개혁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윤대해 검사는 내부통신망에 올린 <검찰 개혁만이 살 길이다>는 글을 통해 “정말 너무나 수치스럽고 절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이상 어떤 변명도 할 수 없고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참담함을 내비치며 “이제 검찰 개혁은 검찰 내ㆍ외부를 불문하고 시대적 과제가 됐다. 검찰 스스로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검사는 특히 검찰의 문제점으로 “정치권력에 대한 편파적인 수사, 재벌 등에 대한 봐주기 수사, 수사권ㆍ기소권ㆍ영장청구권을 독점한 무소불위의 권력, 검사들의 부정에 눈감는 무감각한 태도,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권력” 등을 지적하면서 “이제는 정말 검찰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검찰개혁 출발점은 ▲봐주기 수사 ▲면죄부 수사 ▲보복수사 검사 책임 추궁”

이와 관련, <분노하라, 정치검찰>의 저자로서 그동안 줄곧 정치검찰을 질책하며 검찰개혁을 주창해 온 이재화 변호사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윤대해 검사의 지적 옳다. 제2의, 제3의 윤 검사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양식 있는 검사들,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검사 스스로 자성과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낼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권재진) 법무부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사퇴하고, 양식 있는 검사들 뭉쳐서 검찰개혁운동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화 변호사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이 변호사는 또 “검찰개혁의 출발점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봐주기 수사, 면죄부 수사를 한 검사, 정치적 목적으로 보복수사를 한 검사에 대한 책임 추궁입니다”라며 검찰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이재화 변호사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아울러 이 변호사는 “박근혜 후보가 주장하는 상설특검은 검찰개혁 방안이 아니다”고 반대하면서 “검찰의 권한은 그대로 두고 부실수사에 대해 재수사하는 것일 뿐, 검찰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범죄에 대해서는 무기력한 방안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박근혜 후보의 상설특검은) 현재의 검찰권력을 손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고비처 신설이 정답이다”라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촉구했다.

앞서도 “(검찰이) 자성하는 것은 좋은데, 권력을 내려놓지 않으면 공염불, 모든 권력 움켜질 생각 말고 이참에 공수처 신설, 중수부 폐지안 받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3일에는 “사정기관의 공무원은 일반 공무원에 비해 보다 엄격한 청렴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검사들은 일반 공무원보다 더 청렴할까? 김광준 검사의 뇌물수수, 동부지검 검사의 청사 내에서 피의자와 유사성행위 사건을 보는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씁쓸해 했다.

앞서 이재화 변호사는 김광준 부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김광준 검사가 다른 기업 3곳에서도 뇌물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이건 게이트가 아니라 ‘비리 저수지’이다.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려면 낚시 바늘로는 안 된다. 저수지의 물을 전부 빼서 바닥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도 높은 수사를 주문한 바 있다.

또 “동부지검 A검사의 행위는 '부적절한 관계'가 아닌 명백한 범죄입니다. 뇌물죄이자 강간죄입니다. ‘부적절’은 ‘위법은 아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지난 20일에는 “마니 풀리테(Mani Pulite), ‘깨끗한 손’이라는 뜻이다. 검사의 손이 깨끗해야 범죄수사의 정당성이 부여된다. 누가 검찰을 깨끗한 손이라고 생각할까? 검찰은 ‘우리는 깨끗하다’고 외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검찰,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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