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음주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어 가족의 동의를 얻어 채혈을 한 경우, 사전 또는 사후에라도 법원의 영장을 받지 않았다면 이는 위법하게 수집된 강제채혈로 음주운전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59)씨는 지난해 3월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광명시 철산동 도로에서 앞차를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의식을 잃어 119 구급차량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아들에게서 채혈동의를 얻어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누워있는 A씨의 혈액을 의료진으로 하여금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11%로 측정되자 A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사전 또는 사후 영장은 발부받지 않았다.
1심인 수원지법 안산지원 이준영 판사는 2011년 8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항소심인 수원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이은희 부장판사)도 2011년 10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적법절차에 따르지 않고, 강제채혈로 얻은 혈액은 유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2011도15258)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음주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앞서가던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로 재판에 넘겨진 A(59)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수사기관이 법원으로부터 영장 또는 감정처분허가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 피의자의 동의 없이 혈액을 채취하고 사후에도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 채취한 혈액으로 알코올농도에 관한 감정을 의뢰했다면, 이런 과정을 거쳐 얻은 감정의뢰회보 등은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해 수집한 증거로서, 원칙적으로 적법절차의 내용을 침해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야기한 후 피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는 등으로 도로교통법이 음주운전의 제1차적 수사방법으로 규정한 호흡조사에 의한 음주측정이 불가능하고 혈액 채취에 대한 동의를 받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법원으로부터 혈액 채취에 대한 감정처분허가장이나 사전 압수영장을 발부받을 시간적 여유도 없는 긴급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형사소송법에 따라 사후에 지체 없이 강제채혈에 의한 압수의 사유 등을 기재한 영장청구서에 의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채혈은 법관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의뢰회보 및 이에 기초한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주취운전자 정황보고서 등의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 “의식 잃은 음주운전자 영장 없이 채혈하면 위법”
“강제채혈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 없다…무죄” 기사입력:2012-11-21 14: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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