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관예우금지법’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 꼬집어

“법의 햇살이 고루 비추어질 수 있게 대법원에서 앞장서야” 기사입력:2012-10-23 20:25:5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영선 위원장이 23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지난 7월 대법관 퇴임 후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정치쇄신특별위원장으로 간 안대희 전 대법관에 대해 ‘전관예우금지법’을 상기시키며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법조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온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이른바 ‘전관예우금지법’은 판사나 검사가 퇴임 직전 근무한 법원과 검찰청의 사건을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전관예우는 판사나 검사 등 공직에 있던 자가 변호사를 개업하면 전관예우 차원에서 첫 수임한 소송에 대해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법조계의 잘못된 관행을 말한다.

그런데 지난 7월10일 임기(6년) 만료로 퇴임한 안대희 전 대법관은 8월6일 대한변호사협회에 자택(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OO아파트 OOO호)을 주소로 변호사 등록과 개업 신고를 마쳤고, 지난 8월28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대법관 퇴임 후 48일만이다.

때문에 당시 최고법관인 대법관 출신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었다.

대법원 국장감사 중인 박영선 법제사법위원장(사진출처=홈페이지)

이날 박영선 법제사법위원장은 대법원에 대한 오전 국정감사를 마치며 “대법원에서 올해에도 대법관들이 퇴임했다. 법원행정처장과 차장은 대법원에서 전관예우금지법 관련해 어떻게 시행,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전관예우금지법의 영향이 상당히 미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편법적인 일이 발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지적도 있어 법원행정처에서 각급 판사들의 협조 하에 (전관예우금지법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은 “법관이 평생법관으로 근무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법관직을 그만두게 됐을 때는 자신이 쌓아온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활용해서 법률가로서 사회에 적극 기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그러나 법률가들은 왜 전관예우금지법이 제정됐는지 그 원인을 잘 생각해서 그 법을 잘 준수해야할 뿐 아니라 법률가로서의 정신을 잊지 않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게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가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게 남아야 한다’는 답변에 박영선 위원장은 “처장님과 차장님 두 분 답변 속에 전관예우와 관련된 여러 가지 합의가 녹아있지 않은가 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법관의 윤리강령 제1조 사법권 독립의 수호, 법관은 모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나간다. 제2호 품위 유지, 법관은 명예를 존중하고 품위를 유지한다. 제7조 정치적 중립, 법관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 법관은 정치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의 구성원이 되지 아니하며 선거운동 등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 라는 법관의 윤리강령을 모든 대법원 관계자 여러분께서 한 번쯤 마음속에 새기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햇살은 큰 나무, 작은 나무, 심지어 이름 모를 자그마한 풀에도 차별을 하지 않는다”며 “대법원도 햇살처럼 이들을 모두 공정하게 비춰서 99%의 민초들이 큰 나무에 가려지지 않도록, 법의 햇살-정의의 햇살을 온누리에 비춰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받는 대법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은 퇴임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해외 유학을 기정사실화하고, 변호사 개업이나 정치권 합류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국민들에게 강직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다”며 “하지만 퇴임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택을 주소지로 몰래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고, 새누리당에 합류한 것은 ‘갈지자 행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안대희 전 대법관의 새누리당 대선 캠프 합류과정이나 변호사 개업 신고 과정 등을 보면 미심쩍은 부분이 상당히 있으며, 결과적으로 ‘국민 눈속임’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법관의 직위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법의 최고권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대법관은 퇴임 후에도 어느 정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정치권 행보가) 대법관 자리를 발판으로 삼은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꼬집었다.

한편, 2011년 이후 퇴임한 대법관은 총 8명. 작년 5월 퇴임한 이홍훈 전 대법관은 한양대와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로 활동하다 지난 6월 법무법인 화우의 고문변호사로 영입됐다.

‘전관예우금지법’이 시행된 후인 작년 9월 퇴임한 이용훈 대법원장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 작년 11월 퇴임한 박시환 전 대법관은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김지형 전 대법관은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7월10일 안대희 전 대법관과 함께 퇴임한 전수안 전 대법관과 박일환 전 대법관은 변호사 개업 신고는 물론 대외적으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있고, 김능환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재직 때부터 맡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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