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대법원이 올해 2월부터 경력이 많은 판사들의 원숙한 재판을 통해 사법부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평생법관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지만 퇴직한 판사들이 대형 로펌으로 취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평생법관제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평생법관제는 고위 법관이 법원장 임기를 마친 뒤 대법관에 임명되지 않으면 법복을 벗는 게 관행이었지만, 사법행정을 경험한 법원장이 재판업무에 복귀해 정년까지 근무함으로써 원숙한 재판을 통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평생법관제 도입 사례를 보면 조용호 광주고법원장은 지난 2월 인사에서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판부에 복귀해 재판업무를 맡고 있다. 박삼봉 서울북부지법원장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근무 중이다. 최우식 대구지법원장은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윤인태 창원지법원장은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방극성 제주지법원장은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재판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올해 퇴임한 법관은 무려 61명에 달한다.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범계 민주통합당 의원의 대법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6년 임기만료로 퇴임한 대법관 4명을 제외하더라도, 법원장 4명, 고등법원 부장판사 2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25명, 판사 26명이 퇴직했다.
그런데 퇴직법관 32명은 대형 로펌(법무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10대 로펌에 27명, 20대 로펌에 5명이 둥지를 틀었다. 퇴직 법관 29명은 변호사로 개업했다.
실제로 올해 퇴직한 법관의 대형 로펌 취업 현황을 보면 김앤장이 부장판사 출신 4명 등 총 9명을 영입했고, 광장이 고법 부장판사 출신 2명 등 5명을, 바른도 법원장 출신 등 5명을 영입했다. 태평양도 부장판사 출신 2명 등 3명을, 세종은 법원장 등 2명을 영입했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전관 출신인 변호사 선임 여부에 따라 형사재판의 양형이 달라지는 것은 법조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판사들은 특정 로펌이 대리한 사건을 심리하거나 선고한 직후 대형 로펌에 영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사들은 퇴직 이후를 고려해 ‘보험용 판결’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몇 백명의 변호사를 고용하는 대형 로펌의 경우 국내에서 어떤 사건을 수임해도 전관예우가 가능하다”며 “대형 로펌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고문 직함 달고 있는 고위관료 출신들”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전관예우 발생으로 인해 대부분의 판사와 검사들이 정년까지 근무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10대 대형 로펌에서 수임한 최근 3년간 대법원의 민ㆍ형사사건의 절반가량을 바른, 태평양, 화우가 대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범계 의원에 따르면 국내 10대 로펌이 최근 3년간 대법원의 민ㆍ형사사건을 수임한 건수는 지난 2009년 1631건, 2010년 1567건, 2011년 1696건 등 총 489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법무법인 바른이 무려 844건을 수임해 가장 많았고, 태평양이 777건, 화우가 772건, 세종이 476건, 김앤장 433건, 광장 403건, 율촌 366건, 지평지성 295건, 충정 291건, 대륙아주 287건 순이었다.
박범계 “평생법관제 무색한 퇴직 법관 로펌행”
“대형 로펌의 경우 국내에서 어떤 사건을 수임해도 전관예우 가능” 기사입력:2012-10-23 17: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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