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운전석 내린 사이 사고…운전자보험금 못 받아”

“차량서 이탈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는 ‘운전 중 사고’가 아니기 때문” 기사입력:2012-10-17 11:18:3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비록 급박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시동을 켠 채로 운전석에서 내렸더라도, 이처럼 차량에서 이탈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는 ‘운전 중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보험에서 정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A(53)씨는 2010년 2월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철도건널목에서 진입금지 경보음을 무시하고 진입했다. 당시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오자 A씨는 진입하던 열차를 피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내려 차단기를 들어 올리려 했으나 결국 열차를 피하지 못해 열차와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동승자가 사망했다.

A씨는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H화재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고, H화재보험은 “A씨가 운전석에서 내려 건널목 차단기를 들어 올리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특별약관 상의 ‘운전 중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인 청주지법은 2011년 4월 H화재보험이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는 A씨에게 644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A)가 당시 시동을 켠 상태로 운전석에서 내려 건널목 차단기를 들어 올리려던 행위는 급박한 위험을 벗어나기 위한 필요하고도 상당한 행위로서 운전 업무의 일부 또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운전 중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인 청주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이정민 부장판사)는 2011년 12월 원고(H화재보험)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는 피고(A)에게 보험금 지급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자동차 운전석을 이탈해 건널목 차단기를 들어 올리던 중 발생한 이 사고는 보험약관의 객관적 해석 원칙상 운전자의 운전석 탑승을 전제로 한 보험약관상의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건은 A씨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H화재보험이 차량보험 가입자 A(53)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피고가 자동차 운전석을 이탈해 건널목 차단기를 들어 올리던 중 발생한 사고는 운전자의 운전석 탑승을 전제로 한 보험약관상의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운전 중 사고’에 해당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보험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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