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연체정보는 동의 없이 신용조회회사 제공 가능

불법행위로 판단해 위자료 300만원 지급 판결한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12-10-02 20:42:29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한 개인의 연체정보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신용조회회사에 제공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49)씨는 지난 2009년 4월 신한은행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았지만 이듬해 3월 이자 24만9000원을 연체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연체사실을 신용조회회사(금융기관)에 통보했고, 이에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된 A씨는 신한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는 “여신거래약정상 대출원금이나 이자 상환을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연체정보를 등록하도록 돼 있음에도 신한은행은 이자 납부를 연체한 지 1주일도 안 돼 연체정보를 등록해 신용카드 사용이 정지되는 등으로 커다란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위자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박찬석 판사는 2010년 11월 “대출 당시 개인신용정보 제공동의서에서 신용거래정보를 다른 신용정보업자 등에게 제공하는 것에 동의한 사실이 인정되고, 신용거래정보에는 당연히 연체정보도 포함된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8민사부(재판장 김정학 부장판사)는 2011년 3월 “A씨가 개인신용정보의 제공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대출원금 및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하지 않은 만큼, A씨의 연체정보를 신용정보업자 등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신한은행이 불법행위에 따른 A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A(49)씨가 자신의 동의 없이 다른 금융기관에 연체정보를 제공해 정신적 손해를 봤다며 신한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1다31546)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인 피고(신한은행)가 타인에게 개인의 신용정보를 제공하려면 미리 해당 개인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신용정보집중기관 또는 신용조회회사에 개인의 연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동의없이 개인의 연체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대출원금 또는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연체에 관한 정보를 한국신용정보회사 등에게 제공한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원심 판결에는 신용정보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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