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타인의 사생활을 탐지한 흥신소뿐만 아니라 흥신소에 타인의 행적을 감시해 달라고 의뢰한 사람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위반죄의 공범으로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포스코건설에서 입찰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 A(50)씨 등 3명은 2010년 1월 흥신소에 800만원을 주고 P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인천 송도 쓰레기집하장 건설공사의 설계심의 평가위원으로 선정된 인천시청 공무원과 도시철도건설본부 간부 등이 경쟁업체 직원과 접촉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들의 행적을 감시해 달라고 의뢰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인 인천지법 형사8단독 김경애 판사는 2011년 11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위반 교사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건설 직원 3명에게 “피고인들은 흥신소 대표로 하여금 특정인의 소재를 탐지하거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을 하도록 교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인 인천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은영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을 뒤집고, 포스코건설 직원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용정보법은 ‘신용정보회사 등이 아니면서 특정인의 소재 등을 탐지하거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것을 업으로 한 자’를 처벌하고 있을 뿐, 따로 소재 등 탐지 및 사생활 조사를 의뢰한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형법상 교사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공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흥신소에 건설공사 설계심의 평가위원들의 행적을 조사해 달라고 의뢰한 포스코건설 직원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2012도5525)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흥신소 대표에게 포스코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건설공사의 설계심의 평가위원들의 행적을 감시해 달라고 의뢰하고, 이에 흥신소 직원들이 설계심의 평가위원 등의 주거지와 근무처를 따라 다니면서 그들의 행적을 조사ㆍ감시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심은 흥신소 직원들이 사생활 조사 등에 관여해 온 업무형태, 피고인들이 흥신소에 사생활을 의뢰한 경위 및 의뢰한 사생활 조사 규모와 지급한 대금의 액수 등에 관해 살핌으로써 피고인들이 흥신소 직원으로 하여금 사생활 조사 등을 업으로 하는 신용정보법 위반죄의 실행을 결의하게 했는지 여부를 가렸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사생활 조사를 업으로 하는 행위와 의뢰행위가 대향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피고인들이 흥신소 대표에게 한 사생활 조사 등의 의뢰행위가 형법총칙상 교사행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을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으니, 이런 원심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대향범(對向犯)은 필요적 공범으로 형법에서 두 사람 이상의 참여자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일한 목표를 실현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상대편이 있어야 이루어지는 범죄로 간통죄, 수뢰죄 등이 있다.
대법, 흥신소에 타인 사생활 행적 의뢰자도 처벌
건설공사 설계심의 평가위원 행적 감시해 달라 의뢰한 포스코건설 직원들 기사입력:2012-09-25 15: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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