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운전을 끝낸 후라도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경찰관은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면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71)씨는 2008년 10월 마산시 양덕동에 있는 한 아파트 경비실 옆쪽 도로에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해 뒀다. 그런데 동사무소 직원이 나와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그곳에 연석을 설치한다며 차량 이동을 요구했다.
이에 기분이 상한 A씨는 아파트 후문 입구 도로 한가운데에 승용차를 주차하고 1시간 동안 방치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경비원이 항의했으나 무시하고 그냥 가버렸다. 뿐만 아니라 교통방해를 이유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수차례 차량 이동을 요구했으나 거부했다.
당시 경찰관이 “입에서 술 냄새도 나네요. 누가 운전했습니까. 차를 빼지 않으면 교통방해죄로 현행범 체포하겠습니다”라며 팔을 잡자, A씨는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경찰관의 가슴을 때렸고,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돼 지구대로 간 A씨는 경찰의 수차례에 걸친 음주측정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았다.
1심인 창원지법 형사2단독 이봉수 판사는 2009년 8월 도로 한가운데에 차량을 방치해 다른 차량의 소통을 방해함으로써 교통을 방해한 혐의(일반교통방해), 경찰관에게 욕설하고 때린 혐의(공무집행방해), 지구대에서 음주측정요구를 받고도 거부한 혐의(음주측정거부)를 모두 유죄로 인정,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아파트 후문 입구에 차량을 주차하고 집에 가서 술을 마셨을 뿐, 음주운전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없음에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를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는 등의 이유로 항소했으나, 창원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허홍만 부장판사)는 2010년 1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당시 입에서 술 냄새가 났고, 얼굴은 붉은 편이었으며,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관에게 술을 마셨다고 인정한 점, 도로 중앙에 차량을 주차한 상태를 보면 정상적인 운전자의 운전 행태로 보이지 않는 점, 경찰관이 차량을 이동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했으며, 술을 마신 경위와 음주운전 여부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일체 진술을 거부했던 점, 당시 피고인의 외관ㆍ태도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경찰의 음주측정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은 A씨의 상고(2010도1654)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일반교통방해와 공무집행방해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지구대에서 경찰의 음주측정요구를 거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71)씨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찰공무원은 당해 운전자에 대해 음주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당해 운전자가 이에 불응한 경우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음주측정 요구 당시 운전자의 외관ㆍ태도 등 객관적 사정과 특히 운전자의 운전이 종료한 후에는 운전자의 외관ㆍ태도 등 외에 운전 종료로부터 음주측정의 요구가 있기까지의 시간적ㆍ장소적 근접성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입에서 술 냄새가 나고 얼굴이 붉은 편인 등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음에도 경찰관의 음주측정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했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 운전 끝난 뒤라도 음주측정요구 거부하면 처벌
음주측정불응죄 등으로 벌금 500만원 인정한 원심 확정 기사입력:2012-09-20 15: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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