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변호인에 체포영장 복사거부 위법…국가배상”

“체포영장 등사신청이나 수령은 꼭 변호인이 아니어도 직원이 대신해도 돼” 기사입력:2012-09-17 11:23:1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변호인이 체포된 의뢰인의 혐의부분에 대해 경찰에 복사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경찰이 기소 전이라는 이유로 체포영장의 복사를 거부한 행위는 변호인의 열람등사청구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법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또한 대법원은 체포영장과 같은 소송서류의 등사신청이나 수령은 반드시 변호인이 수사기관에 출석해 할 필요가 없으며, 변호사사무실 직원이 대신해도 된다고 판단했다.

지난 2008년 6월 27일 서울 시청역 앞 촛불집회 시위자를 연행하던 경찰관 5명이 촛불시위대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J씨는 당시 경찰이 탄 차량을 오토바이로 막아섰다는 이유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2009년 2월 24일 경찰에 체포됐다.

J씨가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은 L변호사는 남대문경찰서로 가서 변호사 신분을 밝히며 접견신청서를 제출해 접견했고, J씨는 L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할 의사를 밝혔다.

접견을 마친 L변호사는 담당경찰관에게 혐의사실 부분을 등사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다른 경찰관이 변호인선임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등사를 해주지 말라고 담당경찰관에게 말했고, 이에 담당경찰관은 등사를 거부했다.

다음날 L변호사는 자신이 소속한 법무법인의 직원 K씨에게 L씨 변호인선임서를 주면서 남대문경찰서에 가서 체포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부분의 등사를 신청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K씨가 변호인선임서를 제출하면서 등사신청을 했는데, 경찰간부 Y씨는 “변호사가 직접 와서 신청하라고 해요”라고 말했고, 이런 얘기를 들은 L변호사가 전화해 등사가 안 되는 이유를 묻자, Y씨는 “전화상으로 변호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 직접 오세요”라고 말했다.

더 이상 반박을 하지 않은 L변호사는 그날 경찰서를 방문하지 않았는데, J씨는 당일 석방됐다.

이후 L변호사는 “경찰간부 Y씨의 위법한 등사거부행위로 인해 변호권이 침해됐다”며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Y씨의 거부행위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이뤄졌음을 이유로 Y씨에게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인 서울남부지법 민사9단독 송명호 판사는 2009년 7월 L변호사가 대한민국과 경찰공무원 Y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L변호사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송명호 판사는 “변호사 본인이 직접 등사신청을 하지 않는 이상 등사를 해줄 수 없다는 논리는 피의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측면에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워 피고 Y씨의 등사거부행위는 위법하다”며 “다만, Y씨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거부행위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대한민국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가는 “기소 전 수사단계에서는 변호인에게 수사기록의 열람등사청구권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경찰공무원 Y씨의 등사신청거부행위는 적법한 직무집행일 뿐만 아니라, 설령 변호인에게 체포영장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Y씨로서는 L변호사가 J씨의 적법하게 선임된 변호인임을 확인할 수 없었으므로 등사신청거부행위는 적법하다”며 항소했으나, 서울남부지법 제1민사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2010년 2월 대한민국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먼저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으로서는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열람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무슨 혐의로 체포됐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돼 피의자를 충분히 조력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형사소송규칙 제101조는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 그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동거인 또는 고용주는 긴급체포서, 현행범인체포서, 체포영장, 구속영장 또는 그 청구서를 보관하고 있는 검사, 사법경찰관 또는 법원사무관 등에게 복사본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J씨에 대한 기소 전이라 할지라도 J씨의 변호인인 원고에게는 체포영장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간부 Y씨는 원고 L변호사가 J씨의 담당변호사임을 알면서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사를 거부한 행위는 원고의 피체포자를 조력할 권리 및 알권리를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며 “그 과정에서 원고가 직무수행을 방해당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대한민국은 소속 경찰공무원인 Y씨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위자료 액수와 관련, “Y씨와 원고 사이에 일어난 견해의 대립이 등사신청권자의 범위에 관한 부분 외에도 다소 감정적인 요소에도 기인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도 팩스를 통한 추가서류의 제공 등을 제의하는 노력 등을 전혀 하지 않고 Y씨와의 통화를 중단한 점, J씨는 등사신청거부 당일 석방된 점 등을 참작할 때 5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국가의 상고(2010다24879)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체포영장 복사 요구를 거부당한 L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L변호사에게 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은 원고가 J씨의 변호인으로서 법무법인 사무실 직원인 K씨에게 체포영장의 등사를 위임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만약 위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위임장 등 별도의 서류가 필요했다면 팩스 등을 통해 서류의 보완을 요구할 수도 있었음에도, 원고가 직접 등사신청을 할 것만을 요구하면서 등사신청을 거부한 행위는 변호인인 원고의 체포영장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체포영장과 같은 소송서류에 대한 등사신청이나 그 등본의 수령행위는 단순한 사실행위에 불과해 신청권자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이 대신 행사한다고 하여 그 내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어서 변호인이 반드시 직접 행사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신청권자 본인만이 등사신청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하는 근거 규정도 없으므로 변호인은 직접 수사기관에 체포영장에 대한 등사를 신청하는 대신에 직원 등을 통해서 이를 신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베스트클릭 〉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904.89 ▲96.68
코스닥 833.67 ▲6.80
코스피200 1,088.29 ▲17.13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9,147,000 ▼183,000
비트코인캐시 368,700 ▼800
이더리움 3,447,000 ▼8,000
이더리움클래식 10,830 ▼10
리플 1,943 ▼7
퀀텀 1,194 ▼1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9,129,000 ▼201,000
이더리움 3,449,000 ▼6,000
이더리움클래식 10,830 0
메탈 323 ▲1
리스크 136 ▼1
리플 1,943 ▼8
에이다 290 0
스팀 62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9,150,000 ▼180,000
비트코인캐시 368,900 ▼100
이더리움 3,447,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10,850 ▲30
리플 1,943 ▼8
퀀텀 1,208 0
이오타 64 0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