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동거녀 ‘남친’ 살인미수…국민참여재판 중형

대전지법 “징역 8년…범행수법이 잔혹하고 계획적 범행이어서 죄질 나빠” 기사입력:2012-09-06 14:50:0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헤어진 동거녀의 남자친구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려하고, 이를 말리던 동거녀를 폭행ㆍ감금한 40대에게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중형을 선고했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A(42)씨는 2011년 6월부터 L(32,여)씨의 집에서 동거하던 중 지난 3월 말다툼 후 L씨가 결별을 통보하자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짐을 싸서 나왔다.

A씨는 L씨와 헤어진 후에도 잊지 못해 계속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지난 5월 L씨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다른 남자와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L씨가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되면서 자신과 아들을 집에서 내쫓아버렸다고 생각해 원망과 증오심을 갖게 됐다.

며칠 뒤 자신이 사용해 오던 L씨 명의의 휴대폰이 정지되자 A씨는 이를 따지기 위해 전화를 걸었는데, L씨의 새 남자친구인 K씨가 전화를 받아 “내가 신랑이다”이라고 말해 말다툼이 벌어지자 수모를 당했다고 생각해 격분했다.

이에 A씨는 지난 5월 30일 새벽 둔기 등 범행도구를 준비해 천안의 L씨 아파트에 찾아가 두 사람이 잠들기를 기다린 다음 복도 방범창살을 뜯고 들어가 잠을 자고 있던 K씨를 둔기로 15회 마구 내리쳤다.

또 “K가 죽을 것 같다”며 말리던 전 동거녀 L씨를 폭행하고 데려고 나와 모델에 7시간 동안 감금하며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폭행했다.

결국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A씨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고,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안병욱 부장판사)는 4일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7명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평결을 내렸고, 양형은 ▲징역 10년 1명 ▲징역 9년 1명 ▲징역 8년 2명 ▲징역 7년 1명 ▲징역 6년 1명 ▲징역 5년 1명 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살인미수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한 채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간 다음, 피해자들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방범창살을 뜯고 집안으로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 K씨의 머리와 목 부위를 둔기로 15차례나 무참하게 내리친 것으로, 범행수법이 잔혹하고 계획적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K씨가 다행히 생명을 잃지는 않았지만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서 상당기간 치료를 받는 등으로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이 초래된 점, 또 피고인은 K씨가 피를 흘리며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도 흉기를 들고 재차 위해를 가하려 했고, 이를 말리는 피해자 L씨를 폭행ㆍ협박하고 모텔로 데려가 감금까지 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 L씨는 아직도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고, 피해자 K씨도 상당한 육체적ㆍ정신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피해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피해자 L씨의 일방적인 결별통보만 있었을 뿐 관계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L씨가 K씨를 만나는 것을 보고 격분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L씨가 피고인과 1년 가까이 동거생활을 했지만 혼인신고는 돼 있지 않았던 점, 연인관계에서 어느 일방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얼마든지 상대방에게 결별을 요구할 수 있는 점, L씨는 피고인의 수입이 없을 때에도 직장생활을 해 생활비를 마련하고 중학생인 피고인의 아들을 돌보는 등으로 동거생활 동안 피고인에게 헌신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L씨가 경제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피고인에게 결별을 통보하고 얼마 후 K씨를 만나게 됐다고 해서 L씨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살인미수 범행이 정당화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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