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날로 확산되고 흉포화 돼 가는 성폭력범죄나,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하는 경제범죄 등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전국의 형사법관들의 첫 토론의 장이 열렸다.
대법원은 8월31일~9월1일 부산 해운도 한화콘도에서 ‘형사재판에 대한 사회적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전국 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법관 38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전국 형사법관 포럼>을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2012 전국 형사법관 포럼> 모습 / 사진제공=대법원
이번 행사는 그동안 강의식으로 이루어지던 종래의 법관연수와 달리 참석자들의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고, 사법행정권의 분권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부산지방법에서 주최했다.
포럼은 이원범(사법연수원 20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고, 박형준(연수원 24기)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발표자로 나섰다. 참석자는 각급 고등법원 및 지방법원에 근무하는 형사재판 담당법관 38명인데 각급 법원별로 1~3명씨의 부장판사 또는 단독판사가 참가했다.
대법원은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재판을 하기 위해 법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사법현안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통해 사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는 새로운 형태의 법관포럼을 신설하고, 그 첫 행사로 전국 형사법관 포럼을 개최하게 됐다”고 포럼 배경을 설명했다.
또 “사회변화나 국민들의 의식 변화를 감안해 법관들도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향으로 변화돼야 하는지에 관해 법관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고 이번 포럼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형사법관 포럼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건전한 법감정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바탕에서 출발했다.
먼저 국민의 재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민의 시각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론이 내려지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법관과 일반 국민 사이의 소통의 장을 확대하고, 재판결과가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설명을 강화하며, 재판을 받는 당사자들의 절차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실무 개선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성폭력범죄의 양형에 주목했다. 형사법관들은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성폭력범죄 양형과 관련해 성폭력범죄가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정도, 금전으로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기 곤란한 범죄의 속성, 친고죄 규정의 전면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 등을 고려해 ‘피해자와의 합의’나 ‘상당 금액 공탁’을 성범죄의 양형이나 집행유예의 결정적 사유로 고려하는 것은 극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와 함께 뚜렷한 소수의 피해자가 있는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와 비교할 때, 수많은 간접적ㆍ잠재적 피해자들이 발생하는 경제범죄ㆍ금융범죄ㆍ식품범죄, 불법대부업자 범행 등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의 이해관계가 재판 결과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피고인의 입장에 치우친 양형을 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지적에 경청할 만한 부분이 있음도 공감했다.
또 음주 상태에서 범한 공무집행방해범죄 등에 대해 주취상태의 범행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안보다 관대하게 처벌하는 경우 일반 국민의 인식과 괴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공감했다.
다만 ‘주폭’(음주폭력)으로 보이는 사안에서도 충분한 양형심리를 통해 피고인별로 경중을 가려서 적정한 양형을 해야 하고, 너무 여론에 경도돼 엄벌주의 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때문에 상습적인 음주폭력 행사자의 경우에는 형벌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법원이 그냥 기존 형벌만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형벌제도 개선에 관한 관심을 갖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형사법관들은 설득력 있는 양형이유 제시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판결문에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공감하기 어려운 양형이유가 기재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고, 판결의 결론을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당사자들에 대한 양형이유의 설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법관이 시대의 일시적 조류에 편승해 재판을 함으로써 재판의 독립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여론으로부터의 독립 원칙을 견지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개별 사건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나 사건 처리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 사법 수요자인 일반 국민들의 합리적인 요청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사건처리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형사법관 포럼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7월경 형사재판 분야의 여러 현안들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형사법관 포럼과 같은 형태의 포럼으로 오는 14일~15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전국 회생ㆍ파산법관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전국 형사법관, 피해자와 합의해도 성폭력 엄단
대법원, 신뢰받는 재판 위해 <2012년 전국 형사법관 포럼>개최 기사입력:2012-09-02 20: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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