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공립중학교 ‘학교운영지원비’ 징수 위헌

“헌법에 규정한 의무교육의 무상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 기사입력:2012-08-23 23:05:0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공립중학교에서 학생들로부터 과거 육성회비라 불리던 ‘학교운영지원비’를 징수하는 것은 헌법에 규정한 의무교육의 무상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공립중학교와 사립중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자녀를 둔 학부모 112명은 “학교운영지원비 대부분을 학교의 인적ㆍ물적 시설을 운영하는 비용으로 충당하는 것은 의무교육의 무상 원칙에 반한다”며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가 법원이 기각하자, 항소심 재판 진행 중에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되자 2010년 6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후원회비ㆍ사친회비ㆍ육성회비라고도 불리는 학교운영지원비는 사실상 강제 징수인 데다 학교 시설유지비와 교직원 인건비ㆍ연구비로 사용돼 존폐 논란을 불렀고, 초등학교는 1997년 학교운영지원비를 폐지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3일 재판관 7(위헌) 대 1(합헌)의 의견으로 “학교운영지원비는 의무교육의 무상 원칙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다음달부터 공립중학교의 학교운영지원비는 모두 폐지된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먼저 “헌법 제31조 제3항에 규정된 의무교육 무상의 원칙에 있어서 무상의 범위는 헌법상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현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 즉 모든 학생이 의무교육을 받음에 있어서 경제적인 차별 없이 수학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비용에 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의무교육이 실질적으로 균등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본질적 항목으로 수업료나 입학금의 면제, 학교와 교사 등 인적ㆍ물적 기반 및 그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인건비와 시설유지비, 신규시설투자비 등의 재원마련 및 의무교육의 실질적인 균등보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은 무상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그러면서 “학교운영지원비는 운영상 교원연구비와 같은 교사의 인건비 일부와 학교 회계직원의 인건비 일부 등 의무교육과정의 인적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충당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점, 학교운영지원비는 기본적으로 학부모의 자율적 협찬금의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조성이나 징수의 자율성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아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학교 교육에 필요한 비용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이 사건 세입조항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의무교육의 무상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반면 이동흡 재판관은 “학교운영지원비는 학교 운영상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자발적 협찬금에 불과해 학교운영지원비 자체를 의무교육에 있어서 무상의 범위에 포함되는 ‘의무교육의 실질적인 균등보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비용’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세입조항에서 학교운영지원비를 학부모로부터 징수한다 하더라도 이를 헌법상 의무교육의 무상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사립중학교 학생의 학부모들의 청구에 대해서는 “이 사건 세입조항은 ‘국ㆍ공립중학교’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사립중학교’에서 징수하는 학교운영지원비에 대해서는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사립중학교 학부모들의 청구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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