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취업하면서 이력서에 고등학교 졸업으로 학력을 속여 입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대를 졸업한 L(38)씨는 2003년 9월 경기도 부평에 있는 자동차생산업체의 하청업체에 생산직 직원으로 입사한 후 노조에 가입했다. 당시 L씨는 이력서에 학력을 대학졸업이 아닌 고교졸업으로 기재했다.
이후 노조 핵심간부로 활동하자, 회사는 학력을 확인하다 대학졸업자인 사실을 알게 돼 2007년 9월 학력 허위기재행위를 해고사유로 규정한 취업규칙을 이유로 해고했다. 다른 5명도 서울대 등 명문대를 나와 각기 다른 회사에 취업했다가 같은 이유로 해고됐다.
이에 이들은 “부당해고”라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되고, 또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재심신청을 했으나 역시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이들은 “대학 졸업자의 하향취업 경향은 사회적 현상이고, 학력을 실제보다 높게 사칭한 것이 아니라 생산직 사원으로 취업함에 있어 굳이 대학을 졸업한 사실을 밝힐 필요가 없어 단순히 대학졸업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2008년 12월 L씨 등이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근 대학졸업자의 하향취업 경향이 있고, 헌법 등에서 근로자에게 근로3권과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등의 학력 허위기재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원고 등을 해고한 회사들이 채용 당시 명시적으로 고졸 이하의 학력을 채용조건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학력이 업무수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원고 등이 입사 이후 동료들과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갈등을 유발함이 없이 근무해 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입사 당시 이력서에 대학졸업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L씨 등이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5행정부(재판장 조용구 부장판사)도 2009년 9월 이들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금속노조와 소속 조합원 L(38)씨 등 6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2009두1676)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원고 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학력 등의 허위기재를 징계 해고사유로 규정한 취업규칙에 근거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고용 당시 사용자가 근로자의 실제 학력을 알았더라면 어떻게 했을지 뿐만 아니라, 이후부터 해고 때까지의 모든 사정에 비춰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한 것은 아니어야만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들이 학력을 허위기재해 취업한 경위 및 목적, 고용 이후 해고에 이르기까지 근로의 내용과 기간, 학력이 근로의 정상적인 제공 등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 학력 허위기재가 드러남으로써 노사 또는 근로자 상호간의 관계나 기업경영 환경 및 사업장 질서유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등 여러 사정을 두루 심리해 본 다음, 해고가 정당성이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위와 같은 사정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단정해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따라서 이 부분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대법 “대학졸업 숨기고 입사했다고 해고는 부당”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부당한 것은 아니어야만 정당성 인정” 기사입력:2012-07-19 15: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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