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주름 시술 후 콧구멍 사라진 황당사건 책임은?

서울중앙지법 “남편이 의사와 작성한 합의서 효력 없다…손해가 매우 커” 기사입력:2012-06-30 10:46:4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성형외과 시술을 받은 후 한쪽 콧구멍이 없어진 50대 여성이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의사는 남편과의 합의서를 근거로 맞섰으나, 법원은 합의서의 효력을 부인하며 의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평소 팔자주름으로 고민을 하던 50대 A(여)씨는 2009년 10월1일 의사 K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양쪽 코옆 골주름 부위와 왼쪽 입꼬리밑 주름에 필러를 주입해 팔자주름을 없애는 시술을 받았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술받은 후 코의 오른쪽 상처부위가 변색하고, 뜨거워지며 통증까지 있어 K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K씨는 진통해열제를 복용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상이 완화되지 않아 A씨는 10월6일 K씨 병원을 찾아 항생제 주사를 맞았고, 다음날 K씨는 A씨의 상처 부위를 절개해 시술한 필러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A씨는 며칠 동안 병원에 입원해 상처부위를 소독하는 치료를 받았다.

미국 시민권자인 A씨는 퇴원 후 3일 뒤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곧 오른쪽 콧구멍 부위에 큰 딱지가 생겼다. 이에 A씨는 미국에서 상처부위의 딱지를 제거한 후 경악할 만한 사실을 알게 됐다. 수술 받은 상처부위의 생긴 딱지를 제거하자 오른쪽 콧구멍이 없어졌던 것이다.

결국 A씨는 미국 병원에서 4차례에 걸쳐 콧구멍 재건수술을 받아야 했다. A씨의 콧구멍이 없어진 이유는 K씨가 주입한 필러가 혈관 내로 주입됐고, 필러가 안면동맥을 막아 피부 조직이 괴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얼굴에 큰 흉이 남게 된 A씨는 의사 K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그런데 K씨는 2009년 11월 A씨의 남편과 합의서를 작성한 것을 근거로 맞섰다. 합의서에는 “피해 보상 및 합의금으로 517만원을 수령하고, 향후 시술과 관련해 어떠한 법적 조치 및 추가적인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 처와 합의사항임”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A(50)씨가 의사 K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611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합의서에 대해 “피고는 원고의 남편이 정당한 대리권을 가지고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원고에게 합의서의 효력이 미친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원고의 남편에게 대리권이 있음을 믿는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관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피해자가 일정한 금액을 지급 받으면서 향후 일체의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더라도, 후에 생긴 손해가 중대해 당초의 손해금과 비교할 때 심히 균형을 잃은 경우, 먼저의 합의에 있어서 권리포기조항은 그 후에 발생한 손해에는 미치지 않는 것으로, 즉 합의 당시에 예측했던 손해만을 포기한 것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함이 당사자의 합리적 의사에 합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남편이 확인서를 작성한 시점은 원고가 시술로 인해 우측 콧구멍이 없어진 사실을 알기 전으로 딱지가 떨어지면 자연적으로 완치될 것으로 알고 시술비 상당의 금액만 받고 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합의의 효력은 이후에도 지속된 원고의 우측 콧구멍 상실을 원인으로 한 청구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손해배상과 관련, 재판부는 “필러가 주입된 범위는 혈관 주변을 포함한 보다 넓은 부위임에도 특이하게 혈관 주변에서만 피부 괴사가 일어난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는 원고에게 필러를 주입하는 시술 과정에서 부주의하게 안면동맥 내로 필러를 주사한 과실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따라서 의료과실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고가 다른 병원에라도 조기 내원을 하지 않았고, 피고에게도 10월6일에야 방문한 사실, 이런 원고의 뒤늦은 내원이 손해확대에 어느 정도 기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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