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가해학생들 실형 확정

“어린 학생이라고 관용 베푸는 것만이 능사 아냐…잘못 책임지는 것도 배워야” 기사입력:2012-06-28 20:32:4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작년 12월 학교폭력의 충격적 실상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던 지속적인 폭력과 괴롭힘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한 대구 중학생 사건의 가해학생들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구 D중학교 2학년인 A(15)군은 작년 3월부터 같은 반 친구인 K군에게 자신의 아이디로 인터넷게임을 대신하게 해 캐릭터를 키우라고 했으나, K군이 게임을 대신하던 중 수차례 해킹을 당해 아이템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했음에도 ‘게임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K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문자메시지로 협박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B(15)군도 A군과 어울리며 K군을 폭행하는데 가담하며 괴롭혔다.

결국 작년 12월 K군이 자살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공갈, 상습상해, 상습강요)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인 대구지법 형사3단독 양지정 판사는 지난 2월 A군에게 징역 장기 3년6월, 단기 2년6월을, B군에게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만 19세 미만 소년범이 징역 2년 이상의 죄를 범한 경우 장기와 단기를 정하는 ‘부정기형(장단기형)’ 선고를 하는데, 수감생활을 성실히 해 행형 성적이 좋고 교정 목적이 달성됐다고 판단될 경우 단기형이 지나면 석방될 수 있다.

양지정 판사는 “피고인들은 자신보다 약한 친구를 대상으로 수시로 구타하거나 공부를 방해해 피해자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로부터 비밀번호를 알아내 피해자의 집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고 괴롭혔으며,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휴대폰으로 욕설과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 결국 피해자의 모든 일상생활을 파괴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은 수시로 피해자를 괴롭힐 방법을 모의하며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행동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휴대폰의 통화기록을 삭제하는 치밀함 또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한 점, 피고인들은 도구까지 사용해 피해자를 학대하고, 세면대에 물을 받은 후 얼굴을 집어넣거나 방바닥에 떨어진 과자를 주워 먹게 하는 등 친구 사이에서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모욕적이고 비인간적인 범행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행했다”고 말했다.

양 판사는 “심지어 피고인들은 대부분의 범행이 피해자 집에서 이루어져 다른 친구들이 알지 못한다는 점을 이용해 학교에서의 설문지 조사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 점, 결국 피해자는 피고인들로 인한 고통과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마지막 범행 다음날 자살하기에 이르렀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유족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으며 아직도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등 피해감정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이 만연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한 본건의 경우에 형벌 외의 관대한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친 관용”이라며 “이 사건은 사안이 중하고 비난가능성 또한 높으므로 피고인들에게는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형사처벌이나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폭력집단에 가담하는 등의 비행전력도 발견되지 않는 점, 피고인들은 형사미성년을 갓 넘긴 어린 소년으로 인격적으로 미성숙 단계에 있어 범행을 쉽게 저지르기도 하지만 앞으로 개선가능성 또한 높은 점, 피고인들의 가족과 지인들이 애절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A군과 B군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대구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태천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장기형만 6개월씩 낮춰 A군에게 징역 장기 3년에 단기 2년6월을, B군에게 징역 장기 2년6월에 단기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렀고, 유족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됐으며, 아직도 피고인들의 엄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유족들에게 아직까지 아무런 피해 회복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점, 최근 만연하고 있는 학교폭력의 실태를 볼 때, 나이 어린 학생이라 하여 관용을 베푸는 것만이 능사라 할 수 없고, 오히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배우도록 할 필요도 있는 점 등에서 피고인들은 그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부모가 피고인들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며 앞으로 이들을 적극적으로 선도하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 또한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장기간의 구금 생활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청소년들 사이에 만연한 인터넷 게임의 폐해 또한 이 사건 범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과 유사한 다른 범행에 대한 형사처벌과의 형평을 등을 고려할 때 1심 형량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건은 A군과 B군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28일 친구를 괴롭혀 자살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A(15)군에게 징역 장기 3년에 단기 2년6월을, B군에게 장기 2년6월에 단기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양형부당만을 항소 이유로 주장했다”며 “이런 경우 원심(2심) 판결에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피고인들에 대해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는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거나 양형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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