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방문 ‘발레파킹’ 후 차량 도난…누가 책임지나?

“주차관리인과 건물주는 사용자 책임…카페업주는 책임 없다” 기사입력:2012-06-22 17:45:22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카페골목과 같은 번화한 도심에서는 대리주차인 소위 ‘발레파킹(Valet Parking)’이 이뤄지는데, 만약 차량 도난사고가 일어난다면 손해배상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A(45)씨는 작년 3월 서울 청담동의 모 빌딩 1층에 있는 카페에 방문하면서 빌딩 주차관리실에서 주차업무를 맡고 있던 주차요원 J씨에게 타고 온 외제승용차의 주차를 맡겼다.

J씨는 이 차량을 빌딩 앞 인도에 주차해 놓고 주차관리실 안쪽 벽에 고객들이 맡긴 차량열쇠를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놓았는데, 30분 뒤 누군가 열쇠를 훔쳐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이 외제승용차는 워낙 고가의 차량이라 A씨는 작년 1월 중고차임에도 1억1250만 원에 매수했는데 그 중 1억 원은 금융리스계약을 맺고 캐피탈을 통해 지급했다.

계약은 48개월 동안 캐피탈이 리스(장기임대)료를 받고 계약이 존속되는 동안에는 이 차량을 캐피탈 명의로 등록해 뒀다가, 기간이 만료되거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차량을 A씨에게 양도하는 내용으로 체결됐다.

한편 A씨는 이 차량을 매수할 무렵 보험계약을 들어둬 도난 사고를 이유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1억200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캐피탈 측에 손해금으로 1억566만 원을 물어주고 금융리스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이후 A씨는 주차관리인 K씨와 건물소유주 L사, 카페업주를 상대로 보험 보상금으로 해결하지 못한 손해배상금과 이미 사용한 차량 수리비 등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99단독 양환승 판사는 “주차관리인 K씨와 건물소유주 L사는 연대해 차량 리스비와 수리비 등 1814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2011가단155341)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A씨의 차를 도난당한 책임은 카페업주가 아닌 건물주와 주차요원이 아닌 사용자인 주차관리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환승 판사는 “원고가 주차요원 J씨의 요구에 따라 ‘발레파킹’을 위해 차량과 열쇠를 넘겨줬는데, J씨는 정해진 주차구역에 주차하지 않고 임의로 빌딩 앞 인도에 불법 주차한 사실, 주차관리실에 차량열쇠를 걸어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도난당한 사실 등에 비춰 보면 J씨의 주차대행 및 차량보관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과실로 차량을 도난당한 것인 만큼 주차관리인 K씨는 J씨의 사용자로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또 “빌딩소유주는 카페업주로부터 매달 100만 원을 주차관리비로 받는 등 빌딩 입점업체들로부터 별도의 주차관리비를 징수해 온 사실, 주차관리인 K씨가 건물주로부터 매월 450만 원을 주차관리 용역대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 등에 비춰 빌딩소유주는 K씨나 주차요원을 지휘 감독하는 사용자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J씨가 저지른 불법행위로 원고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페업주는 주차요원 J씨나 주차관리인 K씨와 아무런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그들과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 감독관계에 있지 않아 카페업주에게는 사용자로서 책임을 묻는 청구는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배상금액과 관련 “원고가 도난 차량을 1억1250만 원에 매수하고 차량 수리비로 764만 원을 지출(합계1억2014만 원)했다”며 “피고 A씨와 L사는 도난 무렵의 자동차 교환가치인 1억2014만 원에서 원고가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 1억2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1814만 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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