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민노당 후원금 낸 교사들 중징계는 위법”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해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해 취소해야” 기사입력:2012-06-21 17:20:38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국ㆍ공립학교 교사들이 옛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에 가입한 후 당비 등 후원금을 납부했다는 사유로 내려진 해임 등 중징계처분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해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국ㆍ공립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H(48)씨 등 8명은 민주노동당에 당원(당우)으로 가입한 뒤 소액을 후원했다는 이유로, 충청북도교육청으로부터 2010년 11월 공무원의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정치운동금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2명은 해임, 5명은 정직 3월, 1명은 정직 1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 교사들은 민주노동당에 ‘후원회원 가입 및 CMS 이체방식을 통한 당비 자동납부’를 신청해 당원명부에 등재된 후 당원(당우)으로 가입됐다. 이들은 개인별로 적게는 6만 원부터 117만 원의 당비나 후원금을 냈다.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들 교사들은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정치자금 제공의 점에 관하여는 민주노동당 계좌로 후원금을 이체하기 시작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당원이 될 수 없는 자도 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다고 답변했고, 일선 학교에서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세액공제가 가능하다는 공고문이 게재되기도 해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이 국가공무원법이나 정치자금법에 위반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없고 공개적인 방법으로 소액의 정치자금을 기부했을 뿐인 점, 한나라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한 교장들에 대해서는 징계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주지법 행정부(재판장 최병준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H씨 등 전교조 소속 교사 8명이 충청북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등 취소소송(2011구합1257)에서 “피고는 교사들의 징계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나 당우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입당원서에 가입의사를 밝히도록 돼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민주노동당에 당원으로 가입했거나, 적어도 당우로서 가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고들이 특정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당원으로 가입했다면, 이는 국가공무원법 정치운동금지를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를 위반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들은 일선 학교의 연말정산 안내문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법정기부금 중 ‘정치자금 기부’에 관한 부분이 있어 정당에 소액을 후원하는 것이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은 오랜 기간 교사 생활을 하면서, 국공립학교 교원의 정치운동 등이 금지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교사의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비춰 볼 때 정치적 중립이 엄격하게 요구되는데도 원고들이 정당에 직접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이 허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 점 등에서 원고들에게 그 행위에 대한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거나 이를 인식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징계사유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징계양정에 대해서는 너무 가혹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민주노동당에 기부한 금액이 소액에 불과한 점, 원고들로서는 정당에 대해 직접 후원하는 것과 정당 후원회를 통해 후원하는 것의 차이를 쉽게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 피고의 처분에 참고가 된 것으로 보이는 교과부가 제시한 징계기준에 합리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원고들이 민주노동당의 당원이나 당우로서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행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또한 유사한 사안에 관해 다른 지역의 교사들이나 다른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더 가벼운 징계가 이뤄졌고, 원고들이 오랜 기간 교사로서 성실히 근무해 온 점 등에 비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등 보호하려는 공익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들이 입을 피해 등에 비춰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해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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