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수용 여성에 브래지어 탈의 요구는 위법

조중래 판사 “피해 여성에게 각각 위자료 150만원 지급하라” 기사입력:2012-06-18 14:03:5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경찰관이 유치장에 수용된 여성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한 행위는 비록 그것이 자살 예방을 목적으로 한 것이더라도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K씨 등 여성 4명은 2008년 8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집시법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유치장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받았다.

이후 K씨 등은 “경찰공무원들이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재량권을 남용함으로써 이뤄졌고, 이로 인해 인격권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당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조중래 판사는 지난 5월30일 “피고는 원고마다 위자료 15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2011가단290916)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행형법에서 유치장 수용자에 대한 신체검사를 허용하는 것은 유치의 목적을 달성하고, 수용자의 자살ㆍ자해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며, 유치장 내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인 점에 비춰 보면, 신체검사는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서 또한 수용자의 명예나 수치심을 포함한 기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배려한 상당한 방법으로 행해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원고들이 착용한 브래지어를 혁대, 넥타이, 금속물 기타 자살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물건 즉, 위험물로 보고 언제든지 이를 제출하도록 한다면 이는 신체검사의 유형을 세분화해 유치인에게 불필요한 수치심을 주지 않으려는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법무부 소속 교정시설 내 여성 수용자들은 1인당 3개의 범위 내에서 브래지어 소지가 허용되는 사실이 인정되는바, 경찰서 유치장내 여성 수용자들을 교정시설 내 여성 수용자들과 달리 처우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 판사는 “물론 유치인들이 착용하고 있던 브래지어를 사용해 자살에 이르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찰공무원들이 유치인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 이들을 보다 세밀히 관찰하는 등 피해가 덜 가는 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채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조치는 원고들의 자살 예방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원고들의 명예나 수치심을 포함한 기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충분히 배려한 상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당시 원고들에게 자살의 징후가 포착되었는지 여부와 원고들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조 판사는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들의 나이, 직업, 경력, 피고 소속 경찰공무원들의 브래지어 탈의요구의 강제력 정도 등을 참작하면 피고가 지급할 위자료는 원고마다 150만 원으로 산정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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