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은 가짜 미네르바” 주장한 네티즌 손해배상

서울중앙지법 “허위 글 게시해 명예를 훼손하며 정신적 고통 줬다” 기사입력:2012-06-18 13:32:0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의 실체가 조작됐다며 인터넷에 거짓 소문을 퍼트린 30대 남성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박대성(34) 씨는 2008년 3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경제 토론방 게시판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국내외 경제동향 분석 및 예측에 관한 글 280편을 작성해 게시했다. 당시 미네르바는 네티즌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박씨는 2008년 7월30일 ‘드디어 외환보유고가 터지는구나’라는 제목으로 “외환예산 환전업무 8월1일부터 전면 중단…시한폭탄 핵 잠수함이 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하는 구나”라고, 또한 같은 해 12월29일 ‘대정부 긴급공문 발송-정부 긴급명령 1호’ 등의 글을 아고라에 올렸다가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2009년 1월7일 긴급 체포돼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2009년 4월20일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네르바 박대성 씨에게 “공익을 해할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사가 항소했으나 재판 중에 항소가 취하돼 2009년 12월30일 1심 판결이 확정됐다.

하지만 월간지 ‘신동아’는 2009년 2월호에서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으로 구성된 그룹이고 박씨는 미네르바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등 박대성 씨가 진짜 미네르바가 맞는지를 놓고 진위 공방이 계속됐다.

특히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미네르바 경제카페’를 운영해온 A(30)씨는 2010년 2월 “박대성은 가짜 미네르바로서 이번 사건의 조작을 위해 준비된 인물일 뿐이며, 고기능 자폐증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다”라는 등 박대성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 31편을 올렸다.

또한 A씨는 2010년 2월 자신의 카페에 박대성 씨의 변호인인 박찬종 변호사의 보좌역인 김승민(42) 씨를 ‘또라이’로 부르면서 “박대성을 배후에서 조종하면서 관련 인물과 기자들을 포섭하고 언론 플레이를 주도한 인물이다. 박찬종 변호사와 김승민은 박대성이 가짜 미네르바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박대성을 진짜 미네르바 만들기에 앞장섰다”라는 글도 올렸다.

뿐만 아니라 A씨는 박대성 씨가 작성해 아고라에 게시한 ‘펀드환매 시점분석’ 등의 글을 승낙 없이 복제한 뒤, 자신의 경제카페 게시판에 게시했으며, ‘미네르바 글모음’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판매하기도 했다.

이에 박대성 씨와 김승민 씨가 A씨를 저작권법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또한 두 사람은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서울중앙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김현석 부장판사)는 지난 5월25일 “A씨는 박대성 씨에게 위자료 1317만 원을, 김승민 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미네르바’ 필명 사용자의 다음 ID소유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등이 박대성의 것과 일치하는 점, 박대성은 형사사건에서 자신이 ‘미네르바’ 필명 사용자임을 인정해 약 3개월 가량 구금생활까지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박대성이 ‘미네르바’ 필명 사용자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또 “피고는 박대성이 정신병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 명시적으로 입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김승민이 배후에서 ‘미네르바’ 사건을 조작했다는 점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피고가 인터넷에 게시한 글이 허위라고 인정된 점까지 고려하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게시글 내용은 상당부분 허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결국 피고의 행위로 원고들 명예를 훼손하고 원고들에게 상당한 정도의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판단된다”며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금전적으로 보상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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