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순경ㆍ소방사 응시연령 30세 제한 헌법불합치

“응시연령 제한은 적절하나, 30세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해” 기사입력:2012-06-05 14:42:5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30세가 넘으면 순경이나 소방사 등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순경과 소방사의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응시 연령을 30세 이하로 제한하는 것은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심판에 참여한 재판관 8인 중 5명은 헌법불합치의견을, 1명은 단순위헌의견을, 2명은 합헌의견을 냈다. 따라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재판관 6명이 찬성한 셈이다.

다만 헌재는 응시연령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 자체는 적절하다고 보고, 또한 경찰업무나 소방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어느 연령까지 상한으로 둘 것인가는 국회의 입법재량에 속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은 올해 12월 31일을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적용키로 결정했다.

순경 공개경쟁채용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과 소방사ㆍ지방소방사 공개경쟁채용시험 및 특별채용시험과 소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은 각 시험의 응시연령을 30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경찰공무원임용령, 소방공무원임용령 규정은 공무담임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며 2010년 5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이강국민형기목영준송두환이정미 재판관은 먼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은 일선 현장에서 격렬하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경찰 및 소방업무의 직무특성상 젊고 신체적ㆍ체력적 능력이 우수한 순경 및 소방관을 선발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순경 공채시험, 소방사 등 채용시험 및 소방간부 선발시험의 응시연령을 제한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재판관들은 “획일적으로 30세까지는 순경과 소방사 등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30세가 넘으면 그러한 자격요건을 상실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순경을 특별채용 하는 경우 응시연령을 40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고, 소방사ㆍ지방소방사와 마찬가지로 화재현장업무 등을 담당하는 소방교ㆍ지방소방교의 경우 특채시험의 응시연령을 35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 점만 보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재판관들은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이 순경과 소방사의 공채시험의 응시연령의 상한을 ‘30세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순경 공채시험, 소방사 등 채용시험, 소방간부 선발시험에서 응시연령의 상한을 제한하는 것이 전면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경찰 또는 소방공무원의 채용 및 공무수행의 효율성을 도모해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제한은 허용돼야 한다”며 “그 한계는 경찰 및 소방업무의 특성 및 인사제도 그리고 인력수급 등의 상황을 고려해 입법기관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대 재판관은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과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는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이 달성하려는 공익을 위해서나 위 조항들로 말미암아 불이익을 받는 청구인들의 기본권 구제를 위해서도, 단순위헌결정을 함으로써 즉시 법질서에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다수의견과 같이 위 조항들을 잠정적용하면서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반면 이동흡박한철 재판관은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이 응시연령에 제한을 둔 목적은 경찰 및 소방업무의 특성상 젊고 신체적ㆍ체력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경찰공무원 또는 소방공무원으로 선발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순경 공채시험, 소방사 등 채용시험 그리고 소방간부 선발시험에서 응시연령의 상한을 둬 제한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며 합헌의견을 냈다.

또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이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응시연령 제한으로 인해 청구인들이 받는 불이익이 크다고 할 수도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 조항들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담당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받아낸 법무법인 다산의 서상범 변호사는 “부당한 연령차별 관행에 제동을 건 헌법재판소의 전향적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경찰ㆍ소방 분야는 물론 우리 사회 각 분야에 팽배해 있는 부당한 차별 관행이 점차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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