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지방의원 ‘보좌관’ 두는 문제는 국회 입법사항”

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사무직원 임명토록 한 지방자치법 규정은 합헌 기사입력:2012-06-02 01:58:1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지방의회 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연구원(보좌관)을 두는 것은 신분상의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만큼, 국회의 법률로 규정해야 할 입법사항이지 개별 지방의회가 조례로 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논란이 됐던 경기도의회가 추진한 도의원 1명당 1명의 보좌관을 두는 방안은 제동이 걸렸다. 경기도의회는 헌법소원을 낸다는 방침이나 헌법재판소가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판결을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사무직원을 임명하도록 규정한 지방자치법 규정은 위헌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경기도의회는 2011년 2월 23일 경기도 의회사무처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제1조례안) 및 경기도 의회사무처 사무직원의 임용 등에 관한 조례안(제2조례안)을 각 의결해 경기도지사에게 이송했다.

제1조례안은 지방의회 의원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의원 1명당 계약직 지방공무원인 정책연구원(보좌관) 1명을 두고 정책연구원은 해당 의원의 임면요청으로 의장이 임면하도록 규정했다.

또 제2조례안은 경기도 의회사무처 소속 지방공무원(사무직원)에 대한 임용, 면직 등 인사권한을 의장이 행사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경기도지사는 각 조례안 중 위 내용들이 법령에 위반된다는 등의 이유로 재의를 요구했으나, 경기도의회는 2011년 3월 18일 제1조례안 중 위 내용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수정하고, 제2조례안은 원안대로 재의결해 확정했다.

그러자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의회사무처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및 ‘경기도 의회사무처 사무직원의 임용 등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대법원에 집행정지신청을 냈고, 대법원 제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 5월 6일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사건에 관한 본안 판결이 있을 때까지 정지한다”며 일단 경기도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본안사건(2011추49)을 맡은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경기도 의회사무처 설치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 및 경기도 의회사무처 사무직원의 임용 등에 관한 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방의회 의원에 대해 계약직 지방공무원인 정책연구원을 두는 것은 지방의회 의원의 신분, 지위 및 그 처우에 관한 현행 법령상의 제도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것으로 이는 개별 지방의회의 조례로 규정할 사항이 아니라 국회의 법률로 규정해야 할 입법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의회 의원의 신분, 지위 및 그 처우에 관해 지방자치법 제33조는 의정활동비, 공무여비 및 월정수당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제34조는 회기 중 직무로 인한 사망ㆍ상해시 등에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정책연구원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내용의 규정은 없고, 지방자치법은 물론 다른 법령에 지방의회 의원에 대해 계약직 지방공무원인 정책연구원을 둘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지방자치법 제90조는 지방의회에 그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사무처 또는 사무국, 사무과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지방의회가 의결기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의사운영의 보좌 및 그에 수반되는 제반 행정사무의 처리를 위한 것이지 의원 개개인의 활동에 대한 보좌를 하도록 하는 규정은 아니므로 지방의회 의원에 대해 정책연구원을 둘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법 제59조는 지방의회 위원회에 전문위원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위원장과 위원의 자치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지 의원 개개인의 활동에 대한 보좌를 하도록 하는 규정은 아니므로 위 규정 역시 정책연구원을 둘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편, 이 사건 각 조례안은 정책연구원을 포함해 사무직원을 지방의회 의장이 임명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이는 사무직원은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임명한다고 정한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 본문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각 조례안에 대해 재의결 효력의 배제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받아들인다”고 판시했다.

◈ “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사무직원 임명은 지방지치권 침해 아냐”

한편 같은 재판부는 경기도의회가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 본문(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방의회의 사무직원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임명하도록 해 지방의회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한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에 반한다”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도 기각(2011쿠4)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지방공무원의 일원적 인사관리의 필요성, 정치적 엽관주의의 방지, 지방의회와 집행기관간 상호 인사교류 등을 위해 지방공무원의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명권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하고 있으므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 사무직원을 임명할 때에는 지방의회 의장의 추천을 따라야 하는 점,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지방의회 사무처장ㆍ사무국장 또는 사무과장은 의장의 명을 받아 의회 사무를 처리하게 돼 있는 등 지방의회의 자율권을 존중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방자치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위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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