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아내에 대한 의처증이 심한 경우 이혼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에 따르면 A(49)씨와 B(36)씨는 2001년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런데 B씨는 2008년 부부싸움 중에 A씨에게 손찌검을 하거나, 밥상을 밀치거나 하는 등의 사건이 있었다.
그 후 A씨가 2009년 보험설계 업무를 시작한 이래 B씨는 A씨의 잦은 전화통화 등을 문제 삼고 ‘남자한테 추파받은 적 없느냐’, ‘치마 벗고 계약을 받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는 A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했다.
B씨의 주장에 따르면 A씨가 화장실에 가서 몰래 전화를 받는다거나 밤늦게까지 문자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았는데 다음날 보면 그 내역이 삭제돼 있어 둘 사이의 갈등이 심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10년 6월 B씨는 A씨가 남자와 통화하는 것을 두고 크게 다투었고, 이후 A씨가 집을 나갔다.
B씨는 2010년 8월 A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A씨와 장모, 아들과 함께 여행을 갔으나, 여행지에서 A씨의 가방에 피임약이 있는 것을 보고 소지 경위를 추궁했다. B씨는 이미 정관수술을 받아 피임약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A씨는 ‘그래, 남자 있어요. 어쩔래요?’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B씨가 격분해 A씨의 목을 조르고 어깨를 깨무는 등 폭행했고, 이튿날 새벽 A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람들에게 A씨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결국 A씨가 2010년 8월 이혼소송을 냈고, B씨는 이메일 등을 통해 A씨가 집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수차례 전했다. 한편으로는 위협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남편의 폭행과 폭언, 의처증적인 언행 등을 이유로 이혼을 구하는 반면, B씨는 A씨와의 혼인관계 유지를 원했다.
하지만 부산가정법원 가사5단독 남기용 판사는 쵝느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는 부부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잃어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로 파탄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고와 피고는 이혼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남기용 판사는 “법원으로서는 피고가 원고의 잦은 전화통화를 싫어했다면, 원고는 전화통화를 줄이거나 피고에게 전화통화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좀 더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는 여행지에서 피임약을 발견한 피고에게 이를 소지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의 의심을 더욱 키우고 감정을 자극하는 말을 함으로써 피고를 격분케 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남 판사는 그러나 “그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가 여행지에서 보인 폭행과 그 이후의 행동을 정당화하기는 어렵고, 이전부터 피고가 원고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면서 배우자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또한 피고는 이 소송 중에도 원고에게 원고가 부정행위를 저질렀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위협하거나 모욕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사정에다가 피고가 현재까지 원고의 부정행위를 의심하면서도 이를 인정할만한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종합해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의 파탄에 있어 원고에게 주된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고의 이혼청구는 이유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남 판사는 이 사건 혼인파탄의 책임은 A씨와 B씨에게 동등하게 있다고 판단해 위자료 청구는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 아내 남자관계 의심한 의처증은 이혼사유
부부 사이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잃어 혼인관계 파탄 기사입력:2012-05-30 01: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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