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출신 대법관 인사는 사법불신 해소에 부정적”

참여연대, 대법원 및 대법관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 실시 기사입력:2012-05-23 15:59:1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우리 국민은 평소 대법원과 대법관에 대해 가지는 인식은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회적 다양성을 중시해 법관 출신 이외의 법조인들도 대법관으로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하태훈 고려대 교수)가 22일 발간한 <대법원 및 대법관에 대한 인식 조사결과 보고서>에서다.

사법감시센터는 이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설문조사를 의뢰했고, 연구소는 지난 19일~20일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P, RDD방식(휴대폰 50%+집전화 50%)으로 진행됐다.

먼저 대법원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43.5%(매우4.9%+대체로 38.7%),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5%(전혀 8.6%+별로 46.9%)로 불신 의견이 우세했다.

또 대법원 판결이 삶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47.8%(매우 12.0%+다소 35.8%),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이 48.1%(전혀 10.7%+별로 37.5%)로 양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대법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법원 판결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달라진다”는 응답이 67.2%(매우 22.5%+다소 44.7%)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응답 29.2%(전혀 4.2% 별로 25.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 대법관의 성향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감시센터 자료

대법관 구성과 관련해 ‘판결에서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판사 출신 이외의 법조인들도 대법관으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공감도가 58.9%로, ‘폭증하는 사건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재판 경험이 많은 판사 중에서 대법관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공감도 35.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인지를 질문한 결과, “진보적 성향과 보수적 성향 대법관 비율을 동등하게 해야 한다”는 응답이 39.6%로 가장 높았다. 이는 이념적 성향의 다양성 확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검사나 판사가 아닌 다른 법조 경력 대법관을 늘려야 한다”(20.3%), “서울대 등 특정 학교에 편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20.1%), “여성 등 소수자 출신 대법관을 늘려야 한다”(12.3%) 순으로 응답했다.

사법감시센터는 “이러한 응답결과는, 그동안 대법원이 대법관을 거의 고위직 법관들 사이에서 충원해왔던 관행이 국민들의 바람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법원이 많은 사건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에 숙련된 판사가 대법관으로 적합하다는 논리가 그러한 관행을 뒷받침해 왔으나, 국민이 바라는 대법원의 모습은 ‘효율성’보다는 ‘다양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법감시센터는 “이번 설문결과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국민들이 대법원에 요구하는 다양성의 기준이 대법원이 생각하는 기준보다 높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대법관의 다양성이 ‘비서울대’ ‘여성’ 대법관 1~2명 정도의 구색 맞추기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현실에 비춰봤을 때, 국민의 요구는 이미 이러한 차원을 넘어서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다양성’까지 미치고 있다”고 대법원에 충고했다.

또 “대법관 다양화 문제는 그 중요도에 비해 사회적 관심이나 견제와 비판이 부족한 영역 중 하나이고, 사회적 감시가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늘 ‘법원 내부의 일’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이번 설문결과를 통해 드러났듯 ‘법원 내부의 사람으로만 채우는 대법관 인사’는 국민의 기대수준에 크게 못 미치며, 국민의 일반적 사법불신의 해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요구의 수준이 이만큼 높은데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그것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신뢰받는 법원을 만들 길은 요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법감시센터는 “이번 후임 대법관 인선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며, 대법원 구성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사 및 대법원장이 제청할 인물에 대해서도 검증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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