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편하자고 특실 사용, 치료비 배상 못 받아”

적정한 입원치료 기간 초과한 입원과 의사 소견 없이 특실 사용한 건 과잉진료 기사입력:2012-05-03 15:55:15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굳이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계속 입원하고 게다가 자신의 편의만을 위해 특실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다면, 적정한 입원치료 기간을 초과한 입원과 특실 사용은 ‘과잉진료’로 이 부분 치료비를 배상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2009년 12월25일 23시45분께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역사 내 대합실을 이동하고 있었는데, 마침 서울메트로 소속 공익근무요원이 영업 종료를 대비해 대합실 셔터를 내리다가 지나가는 승객들을 발견하고는 다시 셔터를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A씨는 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셔터에 머리를 부딪쳐 전치 5주(최초 2주 진단 및 추가 진단 3주)의 경추부 염좌 상해를 입었다.

사고 다음날 처음 입원한 A씨는 이듬해 3월8일까지 입원치료를 받은 이후, 2010년 3월16일~31일, 2010년 4월1일~30일, 2010년 8월21일~9월6일 등 4차례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았다. 첫 입원기간 중 A씨는 특실(입원비 350만원)도 사용했다.

A씨는 “136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것에 대한 치료비와 일실수입 등 총 7915만 원을 배상하라”며 공익근무요원의 사용자인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제41민사부(재판장 최승욱 부장판사)는 최근 공익근무요원의 과실로 A씨에게 상해를 입힌 부분은 인정했으나, 적정한 입원치료 기간을 한 달로 판단해 이를 그 이외의 일실수입과 입원(특실) 치료비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0가합96756)

재판부는 서울메트로에게 A씨의 한 달 치료비 등 재산상 손해 726만 원과 위자료 100만 원 등 총 826만 원을 지급하라는 배상 판결을 내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공익근무요원이 지하철 영업 종료에 대비해 대합실 내 셔터를 내리면서 승객들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셔터를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승객들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은 과실로 사고가 났으므로 서울메트로는 공익요원에 대한 사용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사고 발생 장소인 서울대입구역의 마지막 정차시간은 24시경이므로 원고로서도 대합실 내 셔터가 내려져 출입구 등이 곧 통제될 것임을 알 수 있었던 점, 공익요원은 셔터를 30~50㎝ 정도만 내렸다가 지나가는 승객을 발견하고 다시 올리고 있었는데 원고가 이를 미처 보지 못해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셔터는 그 작동속도가 매우 느리고 또 기계작동에 의한 소음이 커서 승객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셔터가 내려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원고의 잘못도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했으므로 원고에게도 20% 과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 문제는 과잉진료 치료비 부분이었다.

재판부는 먼저 “일반적으로 사고로 인해 입원치료를 받는 경우 그 치료가 사고와 관계가 없는 상해에 대한 것이거나 의학적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치료를 빙자해 입원을 한 것이라거나 상해의 부위나 정도, 치료의 경과 등에 비춰 입원기간이 명백하게 장기이어서 과잉진료로 인정되는 사정이 있다는 등 그 입원치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상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고로 인한 입원기간 동안에는 노동능력을 전부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3다49252)를 제시했다.

이어 “원고는 이 사고로 입은 상해의 치료를 위해 2009년 12월26일 이후 총 136일간 입원했다고 주장하는데, 사고로 인한 원고의 상해에 대해 최초 진단에서 2주, 추가 3회 진단에서 각 1주씩 합계 5주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된 점, 원고는 기왕증으로 경추부 추간판 탈출증을 앓고 있었으며 136일간의 입원치료 중 상당 부분은 기왕증인 경추부 추간판 탈출증에 대한 치료가 병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원고는 2010년 2월경부터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의료진 회진 시 자리를 비우거나 야간에 무단외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진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한 점, 2010년 8월20일자 병원 진료기록부에는 ‘상대방에게 구타당해 목과 배 부위를 가격 당함’, ‘모르는 사람들에게 구타당해 응급실로 내원’이라고 기재돼 있어 2010년 8월 21일부터 2010년 9월16일까지의 입원치료는 이 사건 사고와 무관한 상해를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는 2009년 12월26일(첫 입원)부터 2010년 9월6일(마지막 퇴원) 사이 4차례 입원하고 퇴원하는 사이의 112일은 통원치료를 받은 점 등에 비춰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136일간의 입원치료기간 중 2009년 12월26일부터 2010년 1월25일까지의 1개월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는 굳이 입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계속 입원해 있으면서 과잉진료를 받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1개월의 입원치료 기간을 초과하는 부분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교통사고 피해자가 일반병실에 입원하지 않고 특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음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입원료 상당의 손해는, 다른 환자들에 대한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는 담당의사의 진단소견에 따라 부득이 특실로 옮겨 진료를 받게 됐다거나 또는 당해 치료행위의 성질상 반드시 특실에 입원해 진료를 받아야만 할 필요성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 교통사고와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94다39413)를 제시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부득이 상급병실인 특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측 보험사가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일반병실로 옮길 것을 권유하자 원고는 2010년 1월26일 이에 동의했음에도 일반병실로 옮기지 않고 특실을 계속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비춰 보면 원고는 사고와 관련해 담당의사의 진단소견이나 치료행위의 성질상 반드시 특실에 입원해 진료를 받아야만 할 필요성이 없었음에도 자신의 개인적인 편의만을 위해 특실 입원치료를 계속 받은 것임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의 특실 입원치료로 인해 발생한 병실비와 치료비는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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