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서 귀엽다며 아동 포옹한 배달원 선고유예

서울중앙지법 “죄질 좋지 않은 점 분명…성적 추행 동기 없어” 기사입력:2012-04-30 15:11:0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아동을 귀엽다며 기습적으로 포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마트 배달원에게 법원이 강제추행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범죄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범죄인에 대해 일정한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유예기간을 특정한 사고 없이 경과하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되는 제도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47)씨는 2011년 10월19일 오후 3시경 서울 종암동 모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에서 함께 탑승한 B(7,여)양이 대답하는 모습이 귀엽다는 이유로 갑자기 양팔로 B양의 어깨를 껴안고 볼에 입술을 스치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13세 미만자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A씨는 “피해자의 대답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피해자를 가볍게 안아줬을 뿐이고, 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9형사부(재판장 천대엽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마트 배달원 A씨에게 벌금 1500만 원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2012고합158)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주관적 동기나 목적의 순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평소 친분관계 없는 사람을 상대로 외부로부터 고립된 밀폐된 공간에서 불시에 기습적으로 행한 포옹 등 애정표현 행위는 상대방이 된 사람 일반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서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법정형이 무거울 뿐만 아니라 특히 나이 어린 아동을 상대로 밀폐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가운데 이루어져 피해자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줬을 것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못한 면이 있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범행 자체는 피고인이 아동의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의 형성을 매우 중시하는 변화된 시대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가운데 과거 사회 일각에서 무분별적으로 행해져 온 아동에 대한 과도한 애정표현의 연장선상에서 특별한 성적 추행의 동기나 목적 없이 만연히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추행의 정도가 매우 경미한 점, 피고인은 성적 추행의 동기나 목적이 없었음을 주로 다투고 있을 뿐 자신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부적절한 것임은 시인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마트 종업원으로 근무하면서 대학생인 자녀 둘을 뒷바라지하는 처지와 가정형편 등에 비춰 법정형에 따른 다액의 벌금형의 부과는 과도한 처벌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피고인에게 이번에 한해 형의 선고를 유예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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