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장마철 이례적인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공장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임대인은 공장 임차인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B씨의 공장을 임대해 사용했다. 그런데 2009년 7월 집중호우로 공장 부근 임야가 붕괴돼 산사태가 발생했고, 이 산사태로 토사와 흙탕물이 밀려 내려와 공장 벽이 파손돼 공장 안에 있는 원자재와 기계, 완제품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A씨는 이런 사실을 B씨에 알렸고, B씨는 파손된 공장 벽을 패널로 수리하고, 블록담장을 쌓아주었다. 그런데 9일 뒤 또 집중호우가 내려 이전과 같은 산사태로 피해를 입자 A씨는 “집중호우 시 예상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A씨의 공장이 있는 김해시를 비롯해 집중호우로 극심한 피해를 본 8개 시군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1심과 2심은 “임대인은 임대차계약의 존속 중 임차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는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1억1657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산사태로 공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본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1다107405)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라”며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먼저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 목적에 따른 용도대로 임차인으로 하여금 그 목적물의 사용 수익시키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되는 것”이라며 “이 의무의 범위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사회통념에 의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인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직접적 원인은, 예전에 없었던 집중호우가 계속된 데 따른 강수량의 누적 등의 이유로 인근 임야의 일부가 갑작스럽게 붕괴되면서 발생한 토사류가 공장으로 밀려 내려오는 등 임대인으로서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외부의 사정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사건 공장이나 부지에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이 결여돼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춰 보면, 1차 집중호우에 따른 임야의 일부 붕괴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임대 목적물인 공장건물 및 부지는 계약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사용 수익하는데 필요한 상태를 갖추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통상 임대차관계에 있어서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임차인에게 임대 목적물을 제공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 수익하게 함에 그치고, 더 나아가 임차인의 신체나 재산상 이익의 아전을 배려해 주는 보호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2차 집중호우 역시 이례적 현상으로 1차 호우가 있은 지 불과 9일 만에 발생해 임대인이 이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임대인이 부담하는 수선의무의 범위에 다시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에 임야가 추가로 붕괴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장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호조치를 취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렇다면 임대인이 집중호우가 발생하기 전후에 임야 부근에 담장을 설치하거나 또는 공장 벽체를 견고하게 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은 임대인의 수선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공장 침수 피해…집중호우 탓이면 임대인 책임 없어”
대법원, 손해배상 책임 인정한 원심 깨고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내 기사입력:2012-04-03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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