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양승태 대법원장은 2일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법무관 전역자 63명에 대한 임명식 식사를 통해 “국민의 재판에 대한 승복은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사법부의 미래도 기대할 수 없”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초대 대법원장이자 법관의 영원한 사표이신 가인 김병로 선생께서는 평생을 ‘계구신독(戒懼愼獨)’, 즉 ‘늘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홀로 있을 때에도 사리에 어긋남이 없도록 언동을 삼간다’라는 교훈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다고 한다”며 “선생께서는 ‘법관으로서의 본분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될 때는 사법부를 용감히 떠나라’는 서릿발 같은 말씀으로 후배 법관의 사명감을 일깨우기도 했다. 여러분은 무엇보다 가인 선생이 이토록 중히 여긴 법관의 자세와 본분을 가슴 깊이 새기는 것으로 법관의 첫발을 내디뎌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은 법관이 단지 법적 지식이 풍부하기만 하면 아무라도 될 수 있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법관이라면 당연히 폭넓은 경험과 견문으로 세상사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원숙한 경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이해심과 포용력, 균형감각에 기초한 공정한 안목 등 고귀한 덕목을 갖춘 지혜로운 인격자이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재판당사자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어른이, 법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국민의 기대다. 그러한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심판할 자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와 같은 법관의 자질을 구비하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으로부터 받기 전에는 진정으로 법관의 꿈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고, 그러한 믿음을 얻지 못한다면 국민의 기대는 오히려 실망으로 바뀌어 조소의 대상이 되고 말 것”이라며 “자신의 인품과 성실성, 그리고 능력을 국민 앞에 그대로 드러내어 법관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겠다는 각오 없이는 진정한 법관이 될 수 없고, 이를 위해 법관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꾸짖고 연마하여야 한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양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헌법적 기능은 국민의 신뢰가 있어야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사법부의 핵심 기능은 재판이고, 재판을 담당하는 사람은 법관이니만큼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획득할 제1차적 책임은 법관에게 있다”며 “국민의 재판에 대한 승복은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이므로 법관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사법부의 미래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디 존경과 신뢰라는 것은 신뢰할 대상을 잘 이해할 때 비로소 싹트는 것이므로 국민의 법관에 대한 신뢰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이 법관과 그가 하는 재판을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므로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으로서는 법정에서의 재판절차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함으로써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자들과 같은 눈높이로 다가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진지하게 고민함으로써 국민의 궁금증과 오해를 풀어주는 한편 법관 자신에게 있을지 모르는 오류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러한 진심어린 소통의 장을 통해 법관이 행하는 재판을 이해하고 재판에 임하는 법관의 진정성과 공정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때에 국민들은 비로소 법원에 참된 신뢰를 보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은 단순한 사건 처리자가 아니라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자라는 생각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분쟁의 실체가 어떠하고 무엇이 옳은 결론인지 더 깊이 살펴 종국적인 해결을 모색하지 않고, 단순히 피상적인 통계적 성과에만 연연하여 사건을 처리한다면, 당사자의 진정어린 신뢰와 승복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헌법적 요청이자 국민의 재판에 대한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핵심적인 가치”라며 “재판이 신뢰받기 위해서는 법관이 사회의 어느 한 계층을 대변하거나 특정한 성향에 예속되지 않는 불편부당한 사람이라는 신뢰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법관은 그가 하는 모든 처신에 있어 이러한 불편부당한 모습이 추호도 흐트러지지 않도록 진중함을 지켜나가야 한다”며 “법복을 입고 있는 한 재판의 독립에 대한 절대적 신념을 가지고 그 어떤 근거 없는 비난이나 부당한 개입에도 흔들림 없이 올바른 재판을 행하겠다는 굳은 신념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법관의 자세를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심판하고 정의를 선언하는 종국의 심판자이기에, 법관이라는 직분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하고 영예로운 것”이라며 “이처럼 고귀한 법관의 직은 단순히 안정되고 좋은 직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목표를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없는 것이며, 그 자체가 우리 인생의 궁극적 목표가 돼야 할 신성한 직분임을 마음 깊이 새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승태 “법관 신뢰 뒷받침 없이 사법부 미래 없다”
법무관 전역자 63명에 대한 신임 법관 임명식사 통해 강조 기사입력:2012-04-02 17: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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