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만 진단서나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의료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A씨는 2006년 1월~2007년 5월까지 총 672회에 걸쳐 자신의 병원에서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전화로 통화한 다음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가 위임하는 약사에게 교부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약식명령을 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1심 서울동부지법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A씨는 항소하면서 의료법 제89조, 제17조 1항 본문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의료법 제17조 제1항은 직접 진찰한 의사(의사, 치과의사, 한의사)가 아니면 진단서나 처방전을 작성해 환자에게 교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89조는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9일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위헌결정 정족수는 재판관 6명이 위헌 의견을 내야한다.
헌재는 먼저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된 명확성 원칙이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고,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직접 진찰한’은 의료인이 ‘대면하여 진료를 한’으로 해석되는 외에는 달리 해석의 여지가 없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료인의 ‘대면진료의무’와 ‘진단서 등의 발급주체’를 함께 규율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법률조항은 일반 국민들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의료인을 수범자로 한정하고 있고, 통상적인 법감정과 직업의식을 지닌 의료인이라면 이 법률조항이 규율하는 내용이 대면진료를 한 경우가 아니면 진단서 등을 작성해 교부할 수 없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 법률조항의 내용은 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형사소송에서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ㆍ적용에 의해 보완될 수 있으므로, 법 집행당국의 자의적인 집행의 가능성 또한 예상되지 않는다”며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내용이 불명확해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해한다거나,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김종대ㆍ목영준ㆍ송두환ㆍ이정미 재판관은 “‘직접 진찰한’의 의미가 진단서 등의 ‘발급 주체’만을 한정한 것인지, 아니면 ‘진찰행위의 방식’까지도 한정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결국 이 법률조항은 진단서 등의 발급을 위한 진찰행위와 관련해 어떠한 진찰행위가 금지되고 처벌되는지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들은 “의료기술의 발달로 원격진료를 하는 경우에도 진찰의 정확성이 보장될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질병의 종류나 상태에 따라서는 최초대면 진찰 이후에는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한 대면 없는 진찰을 통하여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헌재, 환자 직접 진찰한 의사만 처방전 발급 합헌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기사입력:2012-03-29 18: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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