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불성실 변호사, 의뢰인에 착수금 돌려줘야”

기사입력:2012-03-02 02:34:06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변호사가 의뢰인의 사건을 불성실하게 수행했다면 수임료(착수금)를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법조브로커에게 형집행정지신청사건을 처리할 변호사를 물색해 줄 것을 부탁해 B변호사를 선임하고 2007년 9월 착수금 일부로 3000만 원을, 또 그해 11월 B변호사의 직원 계좌로 나머지 착수금 2000만 원을 입금하는 등 5000만 원을 건넸다.

그런데 B변호사는 형집행정지신청사건에 관해 검찰에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고, A씨 측으로부터 다른 변호사가 기존에 작성해 뒀던 진단기록 분석자료 및 형집행정지신청서를 넘겨받아 이를 다시 분석해 내용을 일부 수정하거나 첨삭하는 식으로 형집행정지신청서를 작성한 후 그 파일을 A씨 측에 넘겨줬다.

이후 2007년 10월 A씨는 서울구치소의 외래진료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다. B변호사가 불성실하다고 판단해서인지 A씨는 법무법인을 선임해 2008년 3월 행집행정지신청을 했으나 불허결정을 통보받자, B변호사에게 수임료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B변호사가 형집행정저신청사건에 관한 수임사무를 전혀 처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2심도 “A씨가 비록 형집행정치허가결정을 받지는 못했으나 외부 병원으로 한차례 외래진료를 받으러 가게 된 점 등에 비춰 변호사인 피고가 위임사무 중 주요한 부분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변호사사무실 직원 계좌로 입금된 2000만 원은 다른 사건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어떤 사건인지에 대해 해명하지 못하는 점 등을 들어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3000만 원에 대한 부분도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형집행정지신청사건을 의뢰했던 A씨가 착수금 5000만 원을 건네며 사건을 맡겼던 B변호사를 상대로 낸 수임료 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법조전문브로커를 통해 형집행정지신청사건을 수임했던 점, 피고가 위임계약에 따라 A씨의 형집행정지신청에 관해 수행한 업무로는 A씨 측으로부터 다른 변호사가 기존에 작성해 뒀던 진료기록 분석자료와 형집행정지신청서를 넘겨받아 이를 일부 수정하거나 첨삭하는 방법으로 형집행정지신청서를 작성해 그 파일을 A씨 측에게 넘겨주는 것 정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는 A씨를 접견해 그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검찰에 변호인 선임서와 함께 형집행정지신청서를 제출하는 등의 형집행정지신청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통상적으로 행하는 다른 업무는 행한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형집행정지신청은 피고가 아닌 A씨가 별도로 선임한 법무법인이 했는데, 그 법무법인이 제출한 행집행정지신청서는 피고가 작성한 형집행정지신청서와는 다른 것이었던 점, A씨에 대한 형집행정지신청은 불허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원심이 인정한 이 사건 위임계약에 대한 3000만 원의 보수 역시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에 대한 보수로 3000만 원이 상당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변호사 보수 약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원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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