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전 KBS 사장 두 번 웃다…대법 “해임 취소해”

지난달 배임 혐의 사건도 대법원서 최종 무죄 판결 받아 기사입력:2012-02-23 15:47:10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정연주 전 KBS(한국방송공사) 사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지난달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해 두 번 웃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23일 정연주 전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무효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8월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해임한 것은 적법절차를 지키기 않아 위법할 뿐만 아니라,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어 해임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며 정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정연주 전 사장의 원래 임기만료는 2009년 11월 22일로 이미 지난 상황이어서 이날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어도 복직은 불가능하다. 다만 해임처분의 부당성을 확실히 한 것과 해임처분 때부터 임기만료일까지의 보수와 관련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졌다.

앞서 지난 1월12일 대법원은, 검찰이 정연주 전 사장이 국세청과의 세무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경영부실 책임을 면해 사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법원 ‘조정’으로 마무리 해 KBS에 1892억 원의 엄청난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했으나 최종 무죄를 확정했다.

감사원은 2008년 6∼7월 KBS(한국방송공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정연주 사장에게 부실경영ㆍ인사전횡ㆍ사업위법 및 부당추진 등 문책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2008년 8월5일 KBS 이사회에 해임제청을 요구했다.

KBS 이사회는 3일 뒤인 8월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해임을 결의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연주 사장을 해임해 줄 것을 제청했고, 이 대통령은 해임제청을 받아들여 8월11일 정연주 사장을 KBS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불복한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무효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부 정형식 부장판사)는 2009년 11월 “피고가 2008년 8월11일 원고에 대한 KBS 사장직 해임처분을 취소한다”며 정연주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해임처분은 원고의 KBS 사장직을 면하게 하는 처분으로서 그의 신분상의 이익을 침해하는 처분임에도, 해임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처분 내용을 사전에 통지하거나 그에 대한 의견 제출 기회, 소명기회 등을 부여했다고 볼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해임처분은 적법한 사전통지 등의 절차를 결여하여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KBS 사장의 임기 제도는 공영방송의 독립성ㆍ공정성ㆍ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요에서 마련한 것이어서 해임처분의 기준은 다른 공공기관 등과 비교해 볼 때 더 높게 해석해야할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피고에게 주어진 KBS 사장의 해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위와 같은 절차나 처분형식에 있어서의 하자는 이 사건 해임처분을 당연무효라고 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라고는 볼 수 없고,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무효’는 하자가 명백하고 중대한 경우 인정하는 것이고, ‘취소’는 무효까지는 아니지만 위법성을 인정하는 경우로, 무효나 취소나 법률적인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법인세 환급소송을 졸속으로 처리해 KBS에 손해를 끼쳤다’는 해임사유에 대해 재판부는 “KBS가 조정안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과세관청과의 협의 및 조율, 외부 법률전문기관의 자문 등 내외적으로 많은 검토와 협의를 거쳐 수행한 것이어서 원고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조정안 내용에 명백히 불합리한 부분이 포함돼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보면, 조세사건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여 소송을 종결함으로써 KBS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은 해임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은 임기가 보장된 KBS 사장의 해임권한이 없다’는 정 전 사장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임명 권한에는 해임 권한이 내포돼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현행 방송법에 KBS 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해임권에 대해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해임권한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이명박 대통령은 “원고의 사장직 임기가 2006년 11월 23일부터 2009년 11월 22일까지인데,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이미 임기가 만료돼 이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사장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으므로, 해임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2011년 1월 “원고가 이 사건 소송 계속 중 임기가 만료돼 해임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로 사장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무효확인 또는 취소로 인해 최소한 이 사건 해임처분 시부터 임기만료일까지의 기간에 대해 보수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 등 여전히 해임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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