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욕을 하는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국민참여재판에 넘겨진 70대 할머니에게 배심원들은 징역 3년의 양형의견을 냈으나, 재판부는 통상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던 관례를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하며 엄벌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75,여)씨는 작년 11월 제주시 자신의 집에서 남편 B(72)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과거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술에 취한 B씨가 외손녀를 데리고 집을 나가라며 심한 욕설을 했고, 이에 격분한 A씨가 마침 그곳에 있던 흉기로 B씨의 목 부위를 3회 찔러 살해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A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배심원 5명은 모두 유죄의견과 함께 징역 3년의 양형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 사건 범행은 흉기인 과도로 자신의 남편을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사람의 생명은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결혼생활 동안 여러 차례 피해자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나 범행당시에는 피해자로부터 유형력의 행사가 없었던 점,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 부위를 3회나 찔러 피해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얼굴이나 손 부위에도 상처가 발견된 사실에 비춰 보면 추가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범행 이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는 않고 피해자의 옷을 벗겨 다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범행 현장의 피를 닦아내는 일을 먼저 하고, 범행을 목격한 외손녀에게 범행사실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고, 옆집 이웃에게도 피해자가 자살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등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점 등에 비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인 점, 결혼생활 동안 술에 취한 피해자로부터 여러 차례 폭행과 욕설, 괴롭힘을 당한 것이 범행의 간접적인 원인이 된 점, 사건 당시 술에 다소 취해 있었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피고인이 고령인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 살해 할머니 배심원보다 높은 형량 선고
제주지법 “범행 은폐 시도한 점 등 실형 선고 불가피” 기사입력:2012-02-21 16: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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